GM·포드 연간 실적 3분의 1까지 감소 분석

글로벌 완성차 생산 감축 132만대 육박 전망

전기차 패러다임 전환에 악순환 심화 가능성

국가간 경쟁 심화…타 핵심부품 부족 우려도

쉐보레 차량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에 있는 GM(제너럴모터스) 조립공장 옆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쉐보레 차량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에 있는 GM(제너럴모터스) 조립공장 옆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미국의 완성차 생산량이 최대 30%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율주행을 포함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경우 악순환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블룸버그는 무디스 인베스터(Moody‘s Investors) 분석을 인용해 GM(제너럴 모터스)과 포드(Ford)의 연간 실적이 3분의 1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는 GM이 3.4%, 포드는 1.8%로 추정됐다.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폐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GM에 이어 포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조립공장을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일주일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산업 시장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LMC Automotive)는 북미 완성차 생산이 1분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2월 중순 북미 전역의 생산 손실은 19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한 대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는 200~300개에 달한다.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엔 최대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문제가 불거지자 다양한 업체들과 물량 확보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워낙 수요가 많은 탓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계획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이유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자율주행을 포함한 전기차 생산이 증가할 경우 공간 점유와 조립 효율성을 위해 단일 칩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완성차 업체들은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포드 조립공장 모습. 포드는 반도체 부족 여파로 최근 각 공장의 생산량을 감축했다. [AFP]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포드 조립공장 모습. 포드는 반도체 부족 여파로 최근 각 공장의 생산량을 감축했다. [AFP]

실제 시장조사업체 오토포레케스트 솔루션(AutoForecast Solutions)은 22일 기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생산 감축 규모가 총 68만350대라고 밝혔다. 연간 생산량 손실은 현재 감축량의 두 배를 웃도는 132만1701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대란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 라인을 변경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전기차용 반도체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가 근거다.

IHS마킷은 “반도체 부족 현상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자동차로 전환함에 따라 발생이 예견된 일”이라며 “완성차 산업에서 현대적인 공급망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국가 간 공급망 전략으로 확대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과 연계를 강화해 완성차 소재·부품의 공급망을 재편하는 전략이 골자인 대통령령에 서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진행 중인 중국을 배제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국제적인 분쟁으로 번질 경우 한국과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생산국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무기화가 가능한 다양한 핵심부품 부족이 가져올 잠재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의 교훈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통제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향후 공급망 경쟁이 심화할 경우 반도체 외에 배터리 등 핵심부품 확보를 위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