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쇼크’ 후 빅테크 자금 이탈
금융주도권 다시 민간서 정부로
주가 절대저평가…실적도 개선
중국 은행주가 부활하고 있다. 빅테크 반독점 규제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면서다. 반면 알리바바 등 빅테크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올해 중국 증시의 주도권이 기술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수년간 바닥장세를 면치 못했던 은행주가 최근 심상치 않다. 이 가운데서도 자오상(招商)은행의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자오상은행은 중국 내 가장 큰 민영 은행으로 소매금융의 강자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자오상은행의 주가는 올들어 24% 올랐다. 홍콩항셍지수보다 오름폭이 2배 높았다.
중국 국제금융캐피탈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은행의 주가가 올해 60% 가량 오를 것”이라며 이같은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도 은행주 사자에 가세했다. 지난 12일기준 3거래일동안 은행주에 외국인자금 46억5900만위안(약 7912억원)이 유입됐다. 비슷한 기간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도 은행주였다.
리누스입 상하이증권 수석전략가는 “은행에게 최악의 시기는 갔다. 투자자들은 중국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고 유동성은 넘친다”라며 “투자자들은 이미 오른 기술주보다 전통 금융주에 자금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평가된 것도 은행주의 매력이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4대 국유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다. 주가가 장부가의 절반 혹은 더 낮은 수준이다. 알리바바의 예상 주가수익비율 25배, 텐센트는 43배와 차이가 크다.
실적도 회복세다. 지난해 상반기 정부의 코로나 지원에 동원되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주 실적발표에 따르면 자오상은행과 싱예(興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수익이 2012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은행의 숨통을 터준 것은 마윈의 알리바바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중국 정부가 빅테크에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면서다. 빅테크는 핵심 사업 뿐 아니라 지배구조까지 재편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규제 여파로 알리바바에서는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 시티그룹 프라이빗뱅커(PB) 최신 보고서는 “알리바바에 자금을 쏟아 부었던 고액자산가들이 알리바바의 주식을 줄이거나 완전히 팔아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테리썬 자오상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독점 규제 이후 자금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기존 금융기관이 수혜자고 특히 전국에 지점을 갖고 있는 은행이 그렇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신문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기다리던 뮤추얼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차이나유니버설에셋매니지먼트, 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 이펀드매니지먼트, 펑화펀드매니지먼트, 종오우에셋매니지먼트 등 총 5개 뮤추얼펀드는 지난해 9월 각각 120억위안씩 600억위안을 조달했었다. 하지만 지난해11월 앤트그룹 IPO가 무기한 연기된 후 지난 14일까지 5개 뮤추얼 펀드의 약 260만개 계좌에서 약 20억위안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