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물 건너간 세계 최초 롤러블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매각·축소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기대를 모았던 ‘LG롤러블’ 출시가 불투명해졌다. 이에따라 ‘세계 최초 롤러블폰’ 타이틀을 중국 제조사에 뺏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포(OPPO), TCL 등 중국 제조사들이 롤러블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LG롤러블이 결국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치고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다.
롤러블폰 추격하는 중국
현재 LG전자 외에도 오포, TCL등 중국 제조사가 롤러블폰 출시 계획을 밝힌 상태다.
오포의 경우 지난해 11월 자사 기술력을 선보이는 자리인 ‘이노데이 2020(INNO Day 20020)’ 컨퍼런스에서 롤러블폰 ‘오포X 2021’의 컨셉을 공개한 바 있다.
오포가 공개한 영상 속 ‘오포X 2021’의 외관과 작동 모습은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과 상당히 유사하다. 평소에는 6.7인치 크기로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지만, 오른쪽으로 펼치면 7.4인치 태블릿PC가 된다.
특히 이 제품의 경우 직접 스마트폰을 잡아당기는게 아니라, 특정 제스처를 통해 자동으로 펼쳐지는게 특징이다. 우측 센서를 터치하거나,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통해 7.4인치 크기로 확장할 수 있다.
또다른 중국 제조사 TCL은 LG전자가 CES에서 LG롤러블 티저 영상을 공개한 당일, 롤러블폰 출시 계획을 밝히고 맞불을 놨다.
TCL의 롤러블폰은 6.7인치에서 7.8인치까지 늘어나는 형태다. 손가락으로 제품을 두드리면 화면이 확대되는 식이다. TCL는 연내에 해당 제품을 정식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LG롤러블 ‘비운의 운명’ 되나
결국 ‘세계 최초 롤러블폰’ 타이틀의 관건은 LG롤러블 출시 가능성 여부다.
당초 업계에서는 LG전자가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일정에 맞춰 LG롤러블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MWC가 연기되면서 다시 출시 일정을 3월로 조정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LG롤러블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에는 상용화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졌다.
LG전자가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진짜 사업을 접을 경우 이름까지 붙여진 ‘LG롤러블폰’은 출시도 하기전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욱이 인력 재배치 등의 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LG롤러블의 완성도를 높여갈 기술 인력들이 업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전했다.
LG전자 측도 출시 여부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LG 롤러블’의 구체적인 공개 시점과 세부 사양, 가격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 제조사들의 롤러블폰은 기술적 완성도 문제로 단기간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이어 롤러블폰까지 중국 제조사에 앞서,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