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구독자 70만명에 달하는 유튜버가 대구의 한 유명 간장게장 식당에서 ‘음식에서 밥알이 나왔다’며 저격영상을 올리자, 해당 식당이 빗발치는 악플과 항의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알고 보니 본인이 ‘먹다 흘린 밥알’을 두고 식당을 저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문도 모른 채 휴업하게 된 식당 주인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유튜버의 허위사실로 자영업자가 피해보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 달라”며 호소문을 올렸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튜버의 허위사실 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법과 제도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식당 주인의 글이 올라왔다.
주인은 “어느 날 갑자기 맛집 유튜버라며 방문을 하여 촬영을 하였고, 며칠 뒤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저희 매장 영상을 업로드하여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0만 뷰에 도달할 정도로 이슈가 됐다”면서 “저희 매장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습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주인은 “1년여간의 코로나도 극복하면서 성실하게 운영한 매장을 한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상황”이라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제도로 막을 수는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고, 자영업자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합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해당 식당은 대구 지역에서 소문난 유명 간장게장 맛집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구독자 69만명을 보유한 한 맛집탐방 유튜버가 채널에 〈음식 재사용하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 촬영을 거부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한 게 사건의 발단이다.
유튜버는 리필한 간장게장에서 밥알이 나온 것을 보고 “혹시 (음식을) 재사용하시나?”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는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을 경험해보신 적 있느냐, 처음으로 촬영을 중단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해당 가게 이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상호가 적힌 메뉴판을 편집 없이 영상에 드러냈다. 이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100만을 넘겼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가게는 하루아침에 항의 전화와 빗발치는 악플을 받게 됐다.
그러나 간장게장에서 나온 밥알은 ‘유튜버가 먹다 흘린 밥알’이라는 점이 영상 편집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후 유튜버는 해당 콘텐츠를 삭제한 뒤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겉잡을 수 없이 퍼진 허위 영상으로 식당은 막대한 이미지 손상을 입은 뒤였다. 이에 결국 가게 주인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고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가게 주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사과 영상 또한 피해업체에 대한 적극적 해명이 아닌 본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관리 영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영상이 삽시간에 퍼지자 해명 댓글을 올렸지만 해당 유튜버가 이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기 위해, 영상을 올리고 난 후, 불과 2-3시간도 안 돼서 저희 매장 직원들이 여러 개의 유튜브 계정으로 반복적으로 해당 유튜브 동영상 댓글에 해명 글을 보냈고, 그 당시 CCTV도 다 보여 드릴 수 있다고 댓글에 글을 작성하고 수차례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게 모두 차단 시켜 버렸다"면서 "이를 옹호했던 네티즌들의 글들까지 또한 모두 삭제 시키고 해당 영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이 될 때까지 방치시켜 버린 이 유튜버님의 행동에 대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