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물적분할 방식 유력

SK하이닉스 지주 자회사로

3일 단행된 SK그룹의 정기인사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메모리사업부 인수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방점이 찍혔다. 주요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일제히 유임시킨 SK그룹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SK하이닉스의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2021년 SK하이닉스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최 회장의 복심으로까지 불리는 박 사장이 SK텔레콤의 대표이사(사장) 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SK하이닉스의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 재계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가 SK하이닉스의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은 데서 전체적인 의사 결정의 위치를 벗어나, SK하이닉스 내에서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 사장은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열린 CES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간지주회사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해서 올해는 꼭 하도록 밀어달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 사이클의 하락과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규제 강화 등의 변수 등으로 전환 작업이 미뤄진 바 있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물적분할 시나리오를 높게 보고 있다.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모바일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중간 지주사 아래에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의 자회사와 동일하게 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초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도 “중간지주회사 방법은 물적분할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룹의 SK하이닉스의 인수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도 깊게 관여한 박 사장의 과거 경력을 감안할 때 내년 본격적인 결합 작업이 진행될 인텔의 낸드 메모리 사업부 인수 작업에도 박 사장이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인 경영과 속도를 강조하는 박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 SK하이닉스에 이식돼, 인텔 메모리 사업부와의 화학적 결합 작업에 이같은 경영 철학이 적용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 사장의 SK하이닉스 부회장 외에 이날 정기인사에서 그룹은 주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유임시켰다. 전체 계열사를 아우르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인 조대식 의장 또한 연임시켰다.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주력인 정유와 화학 사업들이 크게 부진했지만, 내년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앞두고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들에 대한 연임 인사가 이뤄진 데다, LG화학과 치열하게 전개되는 배터리 소송의 불확실성 또한 이같은 선택을 하는 데 바탕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SK그룹의 정기 인사에서 내년 그룹의 핵심 회사로 SK하이닉스가 지목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