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 돌입

8000대 생산차질…부품사 고통

강성 일변 노조집행부 비난 여론

신뢰도 하락속 정의선 ‘소통’ 주목

기아차 노조가 25일부터 2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기아차 노조가 25일부터 2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기아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본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결국 파업에 돌입한다.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를 외면한 채 1980년대로 회귀한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전날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14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30분 잔업 보장과 임금 및 성과급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시간여 만에 결렬됐다.

기아차 노조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결정 사항에 따라 노조는 이날부터 27일까지 부분파업을 시작한다. 사흘간 전·후반조 근로자가 각각 4시간씩 파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최근 2년 연속 무파업 행진을 바탕으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과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결정한 현대차와 대비된다.

사측이 현대차와 동일 수준의 임금/성과급을 제시했음에도 파업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부품협력사 도산 위기는 물론 지역경제 침체와 부품 공급망 훼손 등 국가 경제에 대한 심각한 피해도 불가피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실직과 자영업자들의 파산 속에서 국민적 비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8월 27일 상견례 이후 본교섭 13차, 실무교섭 9차 등 총 22차례의 교섭을 통해 130여 개의 요구조항에서 접점을 찾았다. 지난 16일에는 사측이 현대차와 동일 수준인 성과급 150%, 120만원에 더해 무분규 임단협 타결 시 우리사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차 수준의 임금성 요구를 비롯해 매듭을 짓지 못한 주요 쟁점 사안인 잔업 30분 복원과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주장했다. 실현 가능성이 적은 전기·수소차 핵심 모듈 부품공장 설치 요구안도 굽히지 않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가 강성 일변도라는 점도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실제 최종태 지부장이 당선된 이후 첫 교섭이었던 전년도 임단협에서도 집행부는 28시간 파업을 실행에 옮기며 1만대에 가까운 생산차질을 빚었다. 216일에 달했던 전년도 교섭에 이어 올해 임단협도 내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업계는 사흘간의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규모를 8000대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지엠(GM) 파업으로 인한 2만3000만대 규모의 생산차질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부품업계의 전반적인 추가 손실도 우려된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 경영자총협회 등 지역 경제계가 기아차의 파업 철회를 호소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조의 파업 선언으로 ‘노동 존중’ 경영을 당부하며 현장 소통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 30일 현대차그룹 총수로는 19년 만이자, 회장 취임 보름 만에 현대차 노조를 만나 단체협약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혁신을 강조. 습관성 파업으로 인한 손실 보전과 상생 경영을 위한 전략적인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습관성 파업이라는 비난 속에서 기아차의 글로벌 신뢰도 하락과 판매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협력사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동시에 기아차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임금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