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자영업자 편모(30)씨는 최근 당근마켓에 미러리스 카메라와 배터리, 삼각대를 헐값에 내놨다. 가게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투잡’을 꿈꿨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편집 작업에만 꼬박 4시간이 소요됐고, 무엇보다 늘어나지 않는 구독자가 흥미를 잃게 했다. 본업까지 지장을 주자 결국 3달 만에 유튜버의 꿈을 접었다.
편씨는 “이틀에 한번 씩 촬영하고 편집해 올려도 반응이 없으니 답답했다”며 “별로 시간들이지 않은 듯한 콘텐츠가 조회수 수만을 찍는 걸 보면 괴리감이 느껴졌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4명 중 1명 꼴로 남몰래 운영 중이라는 유튜브. 대박을 터트리면 직장인 평균 월급의 3배 이상을 벌어들일 기회가 된다.
반대로 부푼 꿈을 안고 고가의 장비를 구매했다 ‘쌩돈’만 날리는 사례도 빈번하다.
‘스타 유튜버’를 꿈꾸며 각종 촬영 장비를 사들이는 초보 유튜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25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영상제작용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5%, 많게는 50% 가량 늘었다.
삼각대와 짐벌 등 휴대전화 및 카메라 거치대 거래액이 5% 증가했고, 조명 제품이 18%, 캠코더가 39%, 그밖에 촬영장비 거래액이 50% 늘었다.
실제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최근 직장인을 비롯한 성인 735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운영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인이면서 개인 유튜브를 운영한다는 응답자가 29.3%였다. 방송 및 송출 장비에도 평균 56만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고가의 장비들은 얼마 못가 중고장터에서 싼값에 처분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따르면 영상촬영 장비 중고 매물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7월 557건에 불과했던 판매 등록건수는 8월 633건, 9월 701건, 10월 782건으로 4개월 새 230여건 늘었다.
동영상 촬영에 필요한 짐별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555건에서 749건으로 증가했다. 일상을 손쉽게 담을 수 있는 액션캠 매물도 614건에서 684건으로 매물이 늘어났다.
당근마켓에서 ‘유튜브’ 키워드로 검색하면 각종 촬영 장비 및 실용서들을 판매한단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플랫폼인 만큼 도전하기가 쉽지만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며 “꾸준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야 각종 투자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