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전세거주 비율 중산층이 가장 높은데…

원하는 아파트 공급은 찔끔…대책 또 엇박자

호텔·공실임대, 자녀 있으면 입주하기 힘들어

정부가19일 전세대책을 발표했지만 당장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은 실제 전세난을 겪는 수요층들이 원하는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물량은 일부에 불과한 데다 늘어난 전세수요를 다가구·다세대 등으로 분산하는 내용이 대책에 담겨 수요·공급의 불일치는 계속될 것이란 평가가 이어진다.

▶전세난 겪는 중산층에 임대주택?=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초 발표한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자가 보유비율은 58%로 나타났다. 나머지 비율은 전세 15.1%, 보증부 월세 19.7%, (보증부 없는) 월세 3.3% 등이다.

전세 비중은 소득을 10등분 했을 때 저소득층(1~4분위)에서 10.9%로 가장 낮았고, 중소득층(5~8분위)이 18.7%로 가장 높았다. 고소득층(9~10분위)의 전세 비중은 15.3%였다. 전세난의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에선 중소득층의 전세 비중이 더 커져, 4명 중 1명인 25.3%에 달했다.

전세를 사는 사람은 사실상 중산층이란 얘기다. 이는 정부가 공실인 매입임대주택을 전세 공급물량으로 풀어도 수요자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도시계획전문가는 “전세난을 겪는 이는 목돈을 2년에서 4년 묶어둘 수 있는 중산층인데, 1인 가구용 임대주택 수요와는 맞지 않다”며 “전세물건 품귀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 국민은 공공임대 대신 대출 늘려달라는데…=정부의 주거실태조사에서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정책에 대해 응답자 3명 중 1명(31.2%)는 ‘주택 구입자금 대출 지원’을 꼽았다. 다음으론 ‘전세자금 대출 지원’(23.5%)이라는 답이 나왔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지원을 요구한 응답자는 문재인 정부 3년간 18.7%에서 23.5%로 4.8%포인트 늘며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대책 발표 시마다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가운데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면적은 60㎡ 초과~85㎡ 이하(이하 전용면적)의 중소형 면적인데, 당장 정부가 전세난의 공급확대 물량으로 제시한 매입임대주택 면적은 60㎡ 이하 소형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는 대책에서 85㎡ 이상의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6만3000가구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2025년까지 내다봐야 하는 중장기 계획이다.

▶아파트 중심 전세난 가속화되는데…물량은 찔끔=정부는 올해 10월 말 기준 3개월 이상 공실이 이어져 전세물량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전국에 3만9093가구 있다고 밝혔다. 이 중 매입임대는 총 8310가구인데, 이 중 아파트는 800여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매입임대 총 3838가구의 대부분이 다세대·다가구로 파악됐다. 아파트 위주인 건설형 임대도 서울의 해당 물량은 1952가구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는 단기 확충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이번에는 아파트 품질에 부합하는 수준의 양질의 주택을 빨리 공급하고, 그것을 전세형 또는 완전한 전세로 공급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책에 함께 담긴 상가나 오피스, 숙박시설 등을 활용한 전세물량 공급도 수요층의 요구를 읽지 못한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호텔을 개조한 전세 공급은 리모델링에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야 할뿐더러, 자녀를 둔 가구는 입주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연진·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