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파업 시그널…코로나19 회생 분위기 찬물
기아차 노조, 19일 쟁대위 열어 파업 강도 결정
‘2만대 생산 차질’ 한국지엠 철수설 또 수면위로
르노삼성차도 파업권 추진…임단협은 해 넘길듯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노동 경직성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올해도 강성 노조로 얼룩진 민낯을 드러내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는 이날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쟁의행위 여부와 투쟁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쟁의행위가 결정되면 노조는 9년 연속으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기아차 노조는 이미 합법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설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 3일 진행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73%의 찬성률을 확보한 데 이어 5일 중앙노동위원회의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노조는 미래차와 관련된 고용안정 방안을 제시하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전기차 PE(Power Electronics) 모듈 생산라인의 공장 내 유치를 비롯해 정년연장 수용, 단체협약 재구성 등이 주요 요구안이다.
사측과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던 ‘파업권’은 사측과 계속되는 견해차에 따라 작업장 점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속노조 중앙위원의 총파업 조직 결의와 연관된 노조 내부의 강성 기조도 확산 중이다. 잔업 및 특근 거부에서 더 나아가 전면파업을 택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는 한국 본사에 최후통첩을 했다.
스티브 키퍼 미국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18일 “노조의 행태가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사 경영진의 이 같은 입장은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경영 피해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국지엠이 생산 중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주문량을 채우지 못해 현지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부터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한국지엠은 2만대의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의 임단협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기존 노조위원장의 연임이 결정된 이후 회사의 일방적인 정비지점 매각 추진에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9월 실무교섭 이후 본교섭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는 ‘파업 카드’부터 검토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임단협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연쇄 파업은 부품 협력사를 포함한 지역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이기주의에 의한 단기이익 극대화보다 중장기 생존을 위한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