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지원·증자로 자금마련
합병시 에어프랑스 넘어서
화물수송량 세계 3위 도약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는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됐다. 이날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 및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하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세계 10위권 '메가 항공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16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 수송 인원 기준 각각 19위와 36위다. 국제 화물 수송량은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는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 국제 수송 인원 세계 톱10에, 화물 수송량의 경우에는 세계 3위로 메가항공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기단 규모면에서도 세계 톱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164대, 아시아나는 83대로 247대를 보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22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에어프랑스를 뛰어넘게 되고 루프트한자(280여대)와도 경쟁에 밀리지 않게 된다.
지난해 매출 기준만 보더라도 대한항공(12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000억억원)을 합쳐 약 20조원이 되고, 자산은 40조원이 된다.
아울러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을 일원화하면서 비용이 줄어들고, 중복 노선 간소화를 통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대규모 기단보유와 함께 인천공항을 세계의 허브공항으로 도약하는 시너지효과도 전망하고 있다.
항공사간 인수합병으로 메가 항공사로의 변신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늦은 감이 있다. 유럽에서는 에어프랑스와 영국항공, 루프트한자가 KLM, .이베리아항공, 오스트리아항공 등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미국도 3대 항공사인 델타·아메리칸·유나이티드항공 모두 M&A를 통해 메가 항공사로 급성장한 바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10위, 자산 40조, 매출 20조는 코로나19 이전의 합산 수치다.
올 상반기 실적만 보면 대한항공은 4조원이고 아시아나는 1조9000억원으로 합산하면 6조원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절반수준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도 부담이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약 12조원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2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56.3%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이상 50% 이상이면 상장 폐지까지 심사된다.
지난 3분기 화물 운송 확대로 겨우 적자를 면한 대한항공이 부채비율이 2000%가 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없이는 공멸할 수도 있다. 여기에 구조조정이라는 큰 산도 존재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경쟁력은 더 강화 될 것이다"며 "규모의 경제가 달성돼 시너지 효과를 보게되면 미국, 유럽, 중국, 중동의 빅 3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허 교수는 "구조조정과 코로나19 극복이 관건이다"며 "한진칼과 정부 등과의 구조조정과 관련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구조조정이 실패하면 합병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