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메디톡신 5개 품목에 대해 허가 취소 결정

-영업비밀 침해 소송 두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 앞둬

-메디톡스로서는 이번 판결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셈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일명 보톡스) ‘메디톡신’이 결국 허가가 취소됐다. 이로써 지난 2006년 국내 최초 보툴리눔 톡신으로 출시된 메디톡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린 메디톡스로서는 이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등 5개 품목에 대해 20일자로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200단위, 코어톡스주 등 5개 품목이다.

식약처는 지난 10월 19일 해당 품목을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한 사실 등과 관련하여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해 왔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국가출하승인 대상 의약품을 국가출하승인 받지 않고 판매했다. 또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하고 표시기재를 위반(한글표시 없음)한 의약품을 판매했다.

식약처는 품목허가가 취소된 의약품이 사용되지 않도록 메디톡스에 유통 중인 의약품을 회수·폐기할 것을 명령하고, 해당 의약품을 보관 중인 의료기관 등에는 회수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메디톡신 3개 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에 나섰다. 이후 두 차례 청문회를 거쳐 메디톡스 측의 해명을 들었지만 검찰의 기소 내용대로 메디톡스가 제조시 무허가 원액 사용, 역가 정보 조작 등의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하고 6월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국내 허가 취소에 이어 해외 수출용 제품에 대해서도 허가가 취소되면서 사실상 메디톡신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메디톡신의 퇴출은 메디톡스의 존재 자체를 흔들 수 있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지난해 기준 메디톡스의 매출액 2000억원 중 메디톡신은 국내에서 544억원, 수출로는 58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12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에 모든 것을 걸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며 국내외에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월에는 ITC에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공식 제소했다.

그리고 지난 7월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 비밀을 도용했다”고 밝히며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의 10년간 수입금지를 결정했다.

이후 대웅이 이의를 제기하며 ITC는 재검토에 들어갔다. ITC의 최종 판결은 이번 주 중에 나올 예정이다.

만약 메디톡스가 예비 판결과 같이 승소할 경우 대웅의 나보타는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미국 법원의 결정은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민·형사상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대웅제약이 예비판결을 뒤집고 승소할 경우 나보타는 기존대로 미국 시장 판매가 가능해진다. 메디톡스로서는 최악의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이 소송을 위해 굉장히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쏟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메디톡스는 이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봐야 하기에 이 소송에서 질 경우 받을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