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통합시나리오 검토 소식에

‘승자의 저주’ 우려 한진칼 10%↓

아시아나·에어부산, 한때 25%↑

성사땐 ‘세계항공시장 큰손’ 부상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한 지붕’을 쓸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3일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9월 매각 불발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던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 에어부산의 주가는 20%대 급등세다. 반면 ‘승자의 저주’ 우려를 맞닥뜨린 한진칼은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13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8.59% 오른 4720원에 거래되고 있다. 15%가량 급등해 출발한 뒤, 한때 26%가까이 오른 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상장 자회사인 에어부산 역시 16% 넘게 올라 개장한 뒤 25% 급등했다가, 현재 14%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진칼은 급락세다. 현재 8.25% 하락한 7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7% 하락 출발해 9.4%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상승세로 출발해 한때 6% 넘게 급등했지만, 이를 절반 이상 반납하고 1%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날 전해지면서다.

산은이 그린 그림대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친다면 글로벌 항공시장의 큰손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각각 12조6834억원, 6조9658억원으로, 합산 매출은 19조6492억원에 달해 아시아 항공 시장에서 매출 기준 5위 사업자로 올라설 전망이다. 운영하는 총 항공기 수 역시 300대가 넘어 글로벌 20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저비용항공사(LCC)를 모두 합친 국내시장장 점유율은 54%를 넘어 과점 지위를 확보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독과점 우려를 감안하면 정부 입장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린 셈”이라며 “이제는 좁은 국내 시장에서 항공사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이 개선될 여지보다, 일단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큰 그림에서 아시아 톱티어 항공사로 성장한다는 전략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의 통합 소식은 아시아나항공 주주에게는 의심의 여지 없는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바닥까지 떨어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회사인 에어부산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통매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당장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반면 대한항공 및 한진칼에 대해서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 9월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당일 9% 넘는 낙폭을 기록했고, 이후 단 한 번도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현재는 코로나19 등으로 항공 업황이 위축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조7681억원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난 상반기 말 12조8405억원으로 3조원 이상 불어났고, 자본잠식률은 43.2%에서 56.3%으로 늘어났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