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02년 입찰담합관여방지법 제정…발주처 직원도 처벌 가능
10년 간 담합사건 중 60%가 입찰과정서 발생
사업자 처벌 강화하는 전속고발권 폐지로는 한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담합에 관여한 공공기관 직원도 형사처벌하는 법이 추진된다. 검찰에 기업 수사권을 주는 전속고발권 폐지보다 효과적인 입찰담합 근절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발주처 임․직원의 입찰담합 관여·조장·교사행위 실태와 규율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남대에 의뢰한 이 연구는 내달 말께 끝날 예정이다.
핵심 내용은 한국식 입찰담합관여방지법 제정이다. 법이 생기면 입찰담합를 교사했거나 방조한 공공기관(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 소속 직원도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된다. 입찰 관련 비밀을 누설한 경우도 역시 위법 행위에 해당된다. 발주처는 담합에 관여한 직원을 징계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해 회사가 입은 피해도 회복해야 한다.
이미 일본은 2002년 공공기관 직원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50만엔(26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입찰담합관여방지법을 만들었다.
국내에도 법이 제정되면 담합행위를 상당 부분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10년 간 공정위가 시정조치한 전체 담합사건 735건 중 63.3%(465건)가 입찰담합이다. 공정위는 전체 입찰담합 사건 중 발주처 임직원이 관여한 사건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신고를 보면 공공기관 직원이 유찰로 인한 예산집행 차질을 우려해 사업자들에게 들러리 업체를 섭외하도록 지시한 사건이 빈번하게 있다. 입찰 참여자가 1명 밖에 없으면 그 입찰은 유찰되고 발주처는 재공고를 내야 한다. 특정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입찰공고를 내거나 구매계획 및 일정 등을 알려주는 문제도 있었다.
다만 법 제정까지는 난관이 있을 전망이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는 데다 올해 국회서 전속고발권 폐지가 이뤄진다면 굳이 입찰담합 근절을 위한 제도를 더 만들어야 하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발주처에서 노력하면 입찰담합도 상당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법 제정 추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