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의원, “인천시가 민간업자와 짜고 인천을 쓰레기로 뒤덮겠다는 것, 즉시 철회”

옹진군, 영흥면 매립지 조성 발표에 반발

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 무시하고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12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친환경 에코랜드 및 자원순환센터 기본 추진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12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친환경 에코랜드 및 자원순환센터 기본 추진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광역시가 12일 자체 폐기물 매립시설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메세지를 전달한 것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환경부는 물론 서울과 경기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이제 더 이상 안받겠다고 선포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날 ‘쓰레기 자립’을 선언하며 친환경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환경특별시 인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친환경 에코랜드(가칭) 및 자원순환센터(가칭)’ 기본 추진 구상은 쓰레기 발생량 감축과 매립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소각시설을 설치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최소한의 소각재를 매립하는 친환경 자체매립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따라서 기존 광역 소각시설인 송도·청라는 승인 규모를 축소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신규 시설의 경우 중구와 남동구, 부평․계양구에 각각 250~350톤의 처리용량을 갖춘 자원순환센터, 강화에는 45톤 규모의 자원순환센터 예비후보지를 선정했다.

자체매립지는 인천 독자적 자체매립지 ‘인천에코랜드(가칭)’를 옹진군 영흥도에 조성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지난 2015년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이 함께 맺은 4자 합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애초 2016년말 사용을 끝내기로 한 수도권매립지를 약 10년간 더 사용하기로 했고, 다만 사용 종료 때까지 대체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을 경우 현 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4자 합의로 인해 인천시는 혜택도 받았다. 정부와 함께 수도권매립지를 처음 조성해 지분을 71.3% 갖고 있던 서울시의 매립면허권과 토지 소유권 전체(1690만㎡)를 양도받았다. 또 이후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내 지역 주민을 위해 쓰도록 했다.

결국, 지난 2015년에 추가 사용의 전제 조건으로 인천시는 소유·면허권까지 넘겨받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이날 ‘쓰레기 독립’ 선언으로 서울시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과연 인천시가 4자 합의를 깨고 독자적 자체매립지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시의 이날 발표에 관련 지자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반발했다.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인천 전역을 쓰레기장과 소각장으로 뒤덮을 셈인가”라며 “영흥도 쓰레기장과 신흥동 남항 소각장, 용적리 소각장 신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사무실에서 박 시장을 만나 영흥도 쓰레기장 건설을 반대했을 때에도 “아직 내용을 보고 받지 못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해놓고 단 1주일 만에 쓰레기장과 3개 소각장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 것은 옹진군민과 지역 국회의원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천 전역에 쓰레기장 2곳과 소각장 6곳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비상식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또 “2500만 수도권 시민에게 전기 만들어내라고 화력발전소 건설·운영돼 왔는데 이젠 300만 인천시민의 쓰레기도 처리하라고 쓰레기장마저 건설하는 것은 힘없는 영흥도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간업자 땅으로부터 500m 거리에 사람이 살고 있으며 문중묘도 있는 영흥도에 쓰레기장을 만드는 것은 인천시와 민간업자 간 야합”이라며 “박 시장과 인천시는 옹진군민과 중구민, 강화군민에 대한 무자비한 폭정을 멈추고 쓰레기장과 소각장 신설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장정민 옹진군수도 인천시 쓰레기 자체매립지 후보지 영흥면 발표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장 군수는 “영흥면은 지난 2004년 석탄 화력발전소 1·2호기가 가동되면서 수도권 혐오 시설의 전초기지가 됐고 연간 210톤의 미세먼지와 수백톤의 초미세먼지 배출로 주민 건강은 위협받고 있다”며 “그런데, 인천시가 여기에 더해 인천시 자체매립지를 영흥면에 추진하면, 소음과 분진, 악취 등 심각한 환경 피해와 주민 고통이 가중됨에 따라 ‘수도권 해양관광 1번지의 꿈은’은 멀어질 뿐 만 아니라 해양 관광산업이 무너져 지역 경제가 파탄 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장 군수는 “이달 말까지 인천시의 발표를 철회하지 않으면 영흥면 주민의 슬픔과 분노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추홀구는 이날 ‘인천시 친환경 에코랜드 및 자원순환센터 기본추진구상’ 중 미추홀구와 중구 처리대상시설인 서부권에서의 신규소각장(가칭 중구 자원순환센터) 설치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예정부지 재협의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추홀구는 “인천시의 지역별 소각장 신설계획 중 미추홀구와 중구를 대상으로 한 중구 자원순환센터의 위치가 전적으로 미추홀구 주민에게 시설을 떠안기는 형태가 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중구 자원순환센터를 다른 부지로 조정해줄 것을 다시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4자간의 합의 내용과 지역에서의 반발은 인천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큰 숙제들이다.

박 시장이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와 자체 매립지를 조성해 인천 스스로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시기는 시장 임기 2년이 되면서 본격화됐다.

일부 시각에서는 앞으로 시장 임기가 2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박 시장의 ‘쓰레기 독립’ 계획이 과연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내후년 시장 재선에 성공한다면 박 시장의 계획은 더욱 확실해진다. 만약, 그렇지 안다면 추진하다 멈출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선거때 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이다. 박 시장 또한 재선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선거용’이라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재선을 위한 메뉴가 될 것인지, 아닌지 인천시민이 지켜보고 있다.

쓰레기 운영은 정부의 정책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가 독자적으로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