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으로 금융감독 정책ㆍ운용업무 이관해야”
“금감원 예산은 금융위 아닌 국회 통제가 적당”
[헤럴드경제=홍석희·김성훈 기자] 금융감독원을 금융위원회로부터 분리-독립 시켜 독립성을 강화하되 국회의 통제를 받도록 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금융위-금감원 체계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당시 만들어졌던 정부조직개편안 도입에 따른 것인데,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대표되는 최근의 금융감독 사고를 미연에 막기 위해선 감독 권한과 정책 권한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금융위 통제를 받고 있는 금감원의 예산 역시 금융위 대신 국회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3일 ‘우리나라 금융감독체계 개편 필요성 및 입법과제’ 보고서에서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은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나, 현재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에서 중복적으로 운영되어 책임성 및 효율성 확보가 곤란하다”며 “IMF는 금융감독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OECD 주요 국가의 경우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 정책은 각각 독립된 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금융감독이 금융산업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감독기관을 금융산업정책기관으로부터 예산-인사상 독립 시키는 한편,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 주장의 요지는 감독기능과 정책기능의 분리다. 입법조사처는 “금융감독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 및 시장질서 확립을 통한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하는바, 이는 ‘금융산업의 육성 및 진흥’을 도모하는 금융정책이나 ‘내수 진작’ 등을 목표로 하는 거시경제정책과 상충될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입법조사처는 “금융감독은 감독정책(감시・감독 제도의 제・개정권)과 감독집행(조사 등 감독수행)으로 구분되는데, 현재 감독의 정책과 집행이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고, 감독정책을 금융정책기관(금융위원회)이 함께 수행하여,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금융정책을 책임지는 금융위원회가 감독정책을 동시에 관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독집행기구인 금융감독원에 대하여 예산이나 업무수행상으로 지도・감독하고 있어 금융감독이 금융정책을 견제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하위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으며, 정부가 동일한 기관에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주도함으로써 관치금융이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금융정책이 감독정책을 금융위원회라는 하나의 조직이 수행하면 금융정책이 감독정책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고, 감독정책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라는 본연의 책무보다는 이와 상충되는 경제정책과 경기대책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또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효율적인 금융관리-감독체계 구축 및 금융시장의 견제와 균형 회복을 목표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를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하나로 발표됐으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문제가 된 사모펀드 도입 사례 가운데 금융위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입법조사처는 2014년 12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의 국회 정무위원회 발언도 소개했다. 당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모펀드는 이익을 위해 수단방법을 안가리는 펀드다’는 김기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사모펀드가 움직임이 자유롭기는 합니다만 불법을 자행하지는 못한다. 이 부분은 제가(정찬우) 볼 때는 위원님이 걱정하시는 만큼 문제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정 부위원장의 발언이 있은지 5년 뒤 사모펀드는 한국의 대표 금융사고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또 “금융감독기관(現 금융감독원)의 주된 수입인 감독분담금은 명목상 금융기관에 부과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예대금리차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인건비성 경비 등을 제외한 업무관련 예산에 대하여는 국회의 통제를 받는 것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행 금융위 설치법에 따르면 금감원의 예산은 금융위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금융감독기관을 민간조직으로 편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금융감독기관을 정부조직으로 둬야 한다는 두가지 견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양측 모두 일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입법조사처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방안으로 ▲비정부 민간조직으로 편제하는 방안 ▲ 금융범죄 조사와 같은 일부 기능을 정부조직화(금융조사청) ▲ 건전성 감독이나 영업행위 규제 등의 업무는 민간 조직이 수행하는 방안 ▲금융감독기관을 정부조직(금융감독청)으로 일체화 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