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실물수요
금·산업용소재 유망
공급과잉 원유 흐림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도 훈풍이 예상된다. 다만 가장 큰 시장인 원유는 부정적이다.
원자재는 주로 미국 달러로 거래된다. 달러와 원자재 가격은 반비례하는 특성을 지닌다. 지난 2010년 이후 국제원자제가격(CRB)지수와 미국 달러 간의 상관계수는 –0.94다. 달러 지수와 CRB 지수가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상관계수는 플러스 1에,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마이너스 1에 가까워진다. 바이든 당선자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약속해 왔다. 이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가 이어지며 금융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됐다. 내년에도 미국 달러 약세 기조 유지되면서 원자재 가격 반등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전기차 충전소 등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10년간 1조7000억달러(약 1천906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에서도 인프라투자로 인한 원자재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유로존은 1조 유로 규모의 그린딜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중국도 사상 최대의 적자재정 편성을 통해 인프라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재인 구리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와 수요를 뒷받침해주는 주요국의 정책적 지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그린딜 정책의 현실화로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규모가 확대되고, 저금리 기조를 기반으로 주요국의 건설 경기도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구리 가격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 가격의 상승 사이클이 다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주(11월2~6일) 금선물 가격은 3.9%의 주간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간상승률로는 지난 7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차입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금융투자 전규연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발 충격 이후 원자재 시장은 점진적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금속은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반등하고 있으며, 내년 원자재 시장은 대체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유는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향후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능력은 수요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산유국 재정사정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감산기대도 제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