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메자닌·인프라 ‘삼각편대’ 대표 토종GP
VC→PE 후속투자와 세컨더리로 기회 선점
IMM PE와 구분 인프라 메자닌으로 승부수
누적 순내부수익률(Net IRR) 24.7%. 멀티플(Multiple) 2배.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총 2조2000억원을 회수.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20년간 기록해 온 누적 실적이다. 국민연금, 산업은행 등 국내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이 IMM인베스트먼트에 자금을 맡기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오랜 기간 뚜렷한 숫자로 성과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금융 그룹의 지원 없이, 국내 기관 자금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한 대표 ‘토종’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VC·메자닌·인프라 ‘삼각 편대’=IMM인베스트먼트가 다른 운용사들과 차별되는 것은 벤처캐피탈(VC), 메자닌(Mezzanine), 인프라 등 언뜻 보면 이질적인 투자 조직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메자닌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에 중위험·중수익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비교적 투자금 회수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메자닌 전략에 특화된 운용사들은 리스크가 높은 VC 투자와는 거리를 둔다. 특히 별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프라 영역까지 함께 갖춘 운용사는 국내에선 IMM인베스트먼트가 유일무이하다.
단순히 투자 영역이 나뉘어져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체 수익률과 장기성과를 고려해 운용 자산을 배분했다. 현재 IMM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은 약 4조2000억원. 이중 VC에서 7400억원의 자금이 운용되고 있고, 메자닌과 인프라 펀드로 각각 2조3000억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부문별 유기적 협력…후속 투자로 투자기회 선점=IMM인베스트먼트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투자 부문 간 유기적 협력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VC 부문에서 투자한 기업이 성장을 거쳐 보다 큰 금액의 투자를 유치할 때, PE(메자닌) 부문이 투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VC 투자로 해당 기업 밸류업에 참여했던 운용역이 PE를 통한 밸류업에 조언하기도 한다.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경영진과의 상호 신뢰도 형성돼 있다 보니, 투자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도 협상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연속 투자가 이뤄진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옛 블루홀)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이 설립된 지 2년 만인 지난 2009년 전환상환우선주(RCPS) 형태로 첫 투자에 나섰고, 이후 2014년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추가 투자했다. 두 번의 투자 모두 VC 부문에서 이뤄졌다. 이어 2018년, IMM인베스트먼트는 구주 매입을 통한 또 한 번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때는 다른 PEF 운용사들과 손잡고 PE 부문에서 투자했다. 당시 IMM인베스트먼트의 주당 인수가액은 약 60만원 수준. 현재 크래프톤은 장외 주식시장에서 주당 1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성장하는 ‘세컨더리’ 시장의 터줏대감=IMM인베스트먼트는 비단 VC에서 PE로 이어지는 연속 투자뿐만 아니라, VC 부문 내에서의 세컨더리(secondary) 전략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컨더리 전략은 기업 성장 초기 단계에 펀드가 투자했던 자산 혹은 펀드 지분에 투자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전체 VC 투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이지만, 저금리 환경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자체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세컨더리 펀드는 상장 직전 단계의 프리IPO 성격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 VC 펀드는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절대적인 자산가치 상승 배수(멀티플)는 높지만 연간 IRR은 낮게 산출되는 반면, 세컨더리 펀드는 투자 기간이 짧아 멀티플이 낮은 대신 IRR은 높다. VC 부문의 전체적인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도 세컨더리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10년 전부터 세컨더리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입지를 구축해 왔다. 지난 2009년, 현재는 산업은행에 통합된 정책금융공사가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목적으로 펀드 조성을 시작할 때부터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프로젝트펀드 3개, 블라인드펀드 4개를 조성해 세컨더리 전략으로 투자했다. 청산까지 마친 첫 블라인드펀드(2016년 펀드)는 IRR이 55%에 달한다.
▶인프라 투자로 수익 기반 확충…10% 넘는 IRR=IMM인베스트먼트는 대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만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지난 2006년 IMM PE를 분사시켰다. 이때 IMM PE와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고 PE 부문의 추가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인프라 투자가 그 답이었다.
실물 부동산이 아닌 인프라 운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PE 부문의 메자닌 투자와 따로 구분하지 않고 시장을 공략해 나갔다. 그러다 2014년 첫 인프라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면서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2015년 별도 본부를 설립하면서 회사 주축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교직원공제회 등으로부터 출자받아 16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인프라 8호)를 조성해 운용 중이다.
인프라 부문에서 진행했던 딜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미국 텍사스익스프레스파이프라인(TEP)이다. 전체 투자 규모가 8억3000만달러(약 9650억원), 이 중 지분(에쿼티) 투자금액이 3억 달러에 달했던 투자였다. 해당 우선주 투자로 예상되는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은 12%를 웃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