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때아닌 ‘품절 대란’ …기밀도 ‘줄줄’ 샌다! [IT선빵!]

입력 2020-11-01 15: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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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 때아닌 ‘품절 대란’ …기밀도 ‘줄줄’ 샌다! [IT선빵!] — 이미지=123rf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프린터 한 장 했을 뿐인데…회사 기밀이 줄줄 ㅠ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 근무, 온라인 강의 등이 보편화되며 프린터 시장이 때아닌 큰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출력이 불가피한 문서들이 적지 않아서다.

문제는 프린터 수요는 늘어난 데 반해, 프린터 보안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 걸음이다. 해커들의 표적이 돼 회사 정보가 유출되거나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유통 및 IT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프린터 시장이 코로나19확산에 따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선 지난해 대비 올해 들어서만 프린터 판매대수가 130% 늘었고, 11번가에서도 그동안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던 프린터 판매량이 올들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프린터 시장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건 우리나라에서만 엿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다국적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재택 근무 확산에 따라 올해 전 세계 프린터 판매율이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노트북, 데스크톱과 달리 프린터 ‘보안’에 대한 인식은 매우 미미하다. 실제 미국의 보안 연구 단체 사이버뉴스(CyberNews)는 지난 8월 인터넷에 연결된 프린터 80만대를 온라인 상에서 찾아낸 뒤 이 가운데 5만대를 무작위로 골라 인쇄 요청을 했다. 그러자 56%인 2만8000대에서 실제 출력이 진행됐다. 국내에선 한 서점 주인이 복합기를 해킹 당하며 150만원 가량의 국제전화비 폭탄을 맞은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프린터를 비롯한 복합기가 단순 출력장치라는 정의가 잘못 됐다고 지적한다. 출력장치라기 보단,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파일이 다양한 기기로 전송, 출력, 저장되는 문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커가 마음만 먹으면 단순 출력 뿐 아니라 프린터를 통해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주요 문서가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프린터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