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표준 9억 이하 1주택자
구 과세분 50% 감경조례 눈앞
세제개편 필요해 현실화엔 의문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 강경입장
“대법원 제소, 집행정지 신청”
서울 서초구의 ‘9억 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50% 감경’ 조치가 법정 행 수순을 밟고 있다. 서초구는 주민 대표기구인 구의회 의결을 거친 이번 감경안을 법적 절차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공포·시행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반면 서울시는 서초구가 감면을 강행할 경우 대법원 제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서초구가 촉발시킨 코로나19라는 전염병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산세 50% 감경 권한 행사가 적법한 지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공산이 커졌다
22일 서초구에 따르면 재산세 감경 조례안은 의회가 의결을 통보한 다음날로부터 20일 안에 공포하므로, 서초구의회가 구청에 의결을 알린 다음날인 6일 이후 20일째인 오는 26일이 공포 시한이다. 서초구의회 의결은 지난달 25일 이뤄졌다. 시한이 거의 다 되도록 공포하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1주택자 세금 감면을 논의한다고 해서 기다렸고, 서울시의 의견을 듣자는 게 청장님의 뜻”이라는 게 서초구의 설명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시가 재의를 요구하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에게 직접 전화를 해 “조례안 공포 전에 우리 뜻을 이해하시도록, 시도 재검토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취지의 발언과 면담 신청을 했다. 이에 서 대행이 국감(10월15일·20일) 준비 등으로 바쁘니 끝난 뒤 잡아보겠다고 답변했으나 21일 오후 현재까지 면담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는 게 서초구 설명이다.
위법성 논란이 되는 쟁점 중 하나는 이 조례안이 ‘공시가격 9억원 이하’라는 과세표준 구간을 자의적으로 신설했는 지 여부다.
앞서 지난 20일 국감에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억 원 이하 1가구 1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감경하겠다는 서초구 조례안이 지방세법에 없는 과세 표준 구간을 만드는 것이므로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시의 대응방침을 물었다. 이에 서 대행은 “법률에 위반되고 형평성 문제도 있어 재의를 요구했다. 만일 서초구가 강행하면 대법원 제소나 집행정지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서울특별시 서초구 구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시가 표준액 9억 원 이하 1주택 보유자에 대한 2020년분 재산세를 50% 감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 과세분의 50%이므로 실제 납세자가 느끼는 감면 혜택은 25%다. 서초구 전체 주택의 50% 가량이 대상에 해당하며, 최저 1만 원 미만에서 최고 45만 원까지 평균 10만 원 가량의 환급을 받아, 최대 환급 총액은 63억원 규모다.
구가 ‘9억 원 이하’로 설정한 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여서다. 9억 원을 초과하면 초과된 세율 인하분을 도로 종합부동산세로 다시 납부하게 돼 감면이 의미가 없다는 게 서초구의 설명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과세가 아닌 환급 개념으로 지방세법 위반이 아니라는 법률 검토를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쟁점은 전국적인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서초구민에게만 닥친 위기가 아닌데 구청장이 재산세 감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서초구는 지방세법 상 ‘재해 등의 상황에서 자치단체장이 당해 연도 재산세에 한해 50% 감경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감경을 추진했다.
홍수, 지진 등 특정지역에 닥친 재난에 지자체장이 세금을 깎아준 경우는 있지만, 전국에 영향을 준 전염병 확산 시 세금을 환급한 적은 없다. 여당 의원들이 서울 25개 자치구청장 중 유일한 야당 소속인 조은희 청장의 정치적 야심에서 발동한 포퓰리즘 행위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한지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