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동일인 지정ㆍ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 차원
2년전 모비스 분할 이후 글로비스 합병 재개 가능성
코나EV 화재원인 규명·중고차 시장 진출 등도 과제로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해묵은 과제로 남아있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4개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이 얽히고설켜 있다.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중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지분 정리는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위해 필수적이다. 정 신임 회장이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충분히 보유하지 않고 있어서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정 신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현대차 0.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 등이다. 현대글로비스(23.29%)와 현대엔지니어링(11.72%)을 제외하면 10%를 웃도는 곳이 없다.
정 신임 회장이 정몽구 전 회장의 지분을 승계한 이후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추가 지분 확보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는 대기업집단을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정 회장을 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정이다.
업계에선 지난 2018년 5월 철회했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재개가 유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변경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합병 비율에 반대하는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부담에 결국 이를 철회했다.
핵심 사업만 남기고 정몽구 전 회장과 정 신임 회장의 지분 거래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는 애초 목적을 고려하면 이 개편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주가치 상승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여전히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를 제기한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를 각각 인적 분할해 투자 부문을 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처리 문제가 남아 있어 현실화는 미지수다.
재계 관계자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지배구조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이를 끊어야 한다”며 “그간 중단했던 개편안과 함께 지주사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반토막 난 영업이익 회복과 전기차 안정성 논란, 중고차 시장 진출에 따른 사회적 갈등 해소도 과제로 지목된다. 실제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59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점유율은 2016년 5.1%에서 지난해 3.1%로 하락했다.
최근 잇따라 촤재가 발생한 코나EV의 원인 규명과 함께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한 오픈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현대차의 구체적인 중고차 사업 방식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 현대차, 중고차 업계가 상생 방안을 협의한 뒤에야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