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GTX-C 관통에 반발…우회안 국토부에 제출

국토부 “기본계획 변경은 불가능”…선회반경 기준 미달

실시설계 단계서 노선 변경 가능…전문가들 “쉽지 않아”

지하 40m 이상 깊이 대심도 방식 두고 안전 논란도

은마 관통 GTX-C, ‘탄천 우회’ 요구 봇물…국토부 “우회 불가능”[부동산360]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아파트 단지 아래를 지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이 안전을 이유로 노선의 탄천 우회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은마 관통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아파트 단지 아래를 지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은 안전을 이유로 노선의 탄천 우회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선회반경 기준 미달로 기본계획에서 노선 변경은 불가능하고 안전에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정부는 다만 향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노선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기본계획 확정 후 큰 폭의 변경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 단지 소유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이달 말 기본계획이 확정된 후에도 실시계획이 승인될 때까지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마 소유주들 “탄천 우회하라”…국토부는 “우회 불가능”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최근 GTX-C노선에서 삼성역과 양재역 구간 중 은마아파트를 지나는 노선을 인근 탄천 쪽으로 우회 변경하는 설계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탄천우회안은 GTX-C 노선의 선회반경 최소 기준인 600을 미달하기 때문에 ‘기본계획 노선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선회 반경은 열차가 선회할 때 그리는 지름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일직선에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 열차가 양재역을 출발해 직진하다가 삼성역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초고속으로 운행하는 열차가 급격히 각도를 틀면 탈선 위험이 커진다.

국토부는 다만 밑그림을 그리는 기본계획에서는 변경이 안되지만 기본계획 수립 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노선 변경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달 말 GTX-C 노선 기본계획 수립을 확정하고 다음달 사업시행자 모집 공고를 내고 내년 4월 사업시행자를 선정해 내년 말 실시계획 승인 및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개통은 2026년 말 예정이다.

민간 사업자는 실시설계 과정에서 노선이 대규모 주거지역을 우회하는 여러 대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본계획에서 확정된 노선의 큰 틀이 향후 실시설계에서 바뀌는 건 사실상 힘들다고 설명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실시설계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공사 수준의 설계를 하는 과정인데, 지장물이 발견되는 등 영향으로 출입구 위치나 노선의 곡선 구간 선형이 약간 바뀔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기본계획 확정 이후에는 역 추가 등은 할 수 없으며, 공사비가 달라질 정도로 큰 범위의 노선 변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TX 노선이 지하 40m 이상 깊이의 대심도 방식으로 한 것은 재산권을 피해 직선으로 노선을 만들기 위해서 였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밑을 지나는 노선에 민원이 잇따르면서 대심도 방식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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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40m 깊이 파는 대심도 GTX, 안전 문제 두고 논란

GTX-C노선은 경기 수원에서 양주를 잇는 총연장 74.2㎞의 철도다. 지하 20m 안팎을 다니는 일반 수도권 지하철과 달리 지하 40~60m 깊이를 파서 철로를 내는 대심도 방식이다. 대심도는 토지 이용에 지장이 없는 한계심도라 땅주인의 권리가 미치지 않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단지 주민들은 GTX 대심도 공사로 지반 안전성 약화와 진동에 따른 피해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재건축 사업을 최소 35층으로 진행해도 지하 4층을 파야하는 만큼 재건축 사업 추진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토부는 건물을 짓는 기초 파일(말뚝)을 박는 암반 아래 대심도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상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같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GTX-A노선의 대심도 굴착허가를 거부한 서울 강남구청은 지난 5월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에서 패소한 바 있다.

한편,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20여년간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는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는 공공재건축 수지분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유주들은 “주민동의 없이 재건축 추진위원장이 임의로 신청한 것”이라고 반발하며 집단 민원을 서울시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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