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 8.2배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서울5분위와 전국1분위 격차는 17.4배 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로 전국 단위 양극화 심화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전국의 아파트 시장 양극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값이 전 가격대에서 상승 추세를 이어가면서 전국 단위 가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은 8.2배로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이 값은 배율이 높을 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전국 5분위 아파트 평균 값은 8억9869만원, 1분위는 1억1021만원이었다.
5분위 배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점차 올랐다. 정부 출범 당시였던 2017년 5월 이 값은 4.7배였다.
시장에선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전국 단위 양극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값이 1억861만원에서 1억1021만원으로 1.5% 상승에 그쳤지만, 5분위는 이 기간 7억5082만원에서 8억9869만원으로 19.7%가 상승했다. 전국 단위 5분위 평균 값은 서울에서 3분위 가격이다. 이 기간 서울 3분위(40~60%가격대) 아파트 평균 값은 7억6785만원에서 8억9051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서울의 중저가가 전국 단위로는 고가에 속하는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국 1분위와 서울 5분위의 배율도 숫자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이 배율은 17.4배다. 쉽게말해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으로 전국 하위 20% 평균 가격인 아파트 17채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 정부 초기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11억9528만원,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1억1837만원으로 이 배율은 10.1배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정부 정책이 거래를 어렵게 하고 매물 잠김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면서, 공급 감소가 지속되다보니 수요 증가 지역에선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책에는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할만한 속도조절이 필요한데, 23번의 성급한 대책을 내놓다보니 중장기 계획이 없다”며 “서울은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의 상승세는 물론 다른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의 키맞추기가 나타나면서 한동안 오름세가 꺾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숫자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초 대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구간은 2분위(하위 20~40%)로, 5억8984만원에서 7억1301만원으로 평균 가격이 20.9%가 올랐다. 서울에선 7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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