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운용사, 기업재무안정PEF로 NPL 투자 가능

선진정공·성운탱크 딜 등에서 NPL 활용 사례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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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부실채권(NPL)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대신F&I 등 기존 NPL 전문투자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NPL 시장에서 PEF가 메인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법적 근거 마련과 함께 투자검토를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 NPL 물량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는 금융당국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출원금 만기와 이자 상환유예를 연장하기로 하면서 시장 활성화가 지연되는 국면이지만, 연장조치가 끝나는 내년 초께는 본격적으로 NPL 큰 장이 설 것이란 전망이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예컨대 채권규모가 100억원 단위 이상으로 규모가 있고, 개별 차주가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의 NPL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NPL 시장은 은행이 보유한 NPL들을 묶어 분기별로 시장에 내놓으면, 입찰을 통해 NPL 전문투자사들이 통매입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유암코가 40%, 대신F&I가 20%, 하나F&I가 10% 가량의 점유율을 유지한 가운데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NPL펀드를 통한 신규 참여자가 늘고 있고, 여기에 PEF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현행법상 사모펀드는 ‘기업재무안정PEF’를 조성하면 지분(에쿼티)투자 없이도 NPL을 매입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2016년 일몰 예정이던 기업재무안정PEF를 상시화해 PEF 등 민간자본시장 플레이어들에게 부실기업의 NPL과 부동산 등 자산 취득, 대출 등을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로 현재까지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투자해온 PEF 운용사 다수는 기업재무안정PEF를 조성하고 있다.

NPL이 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의 단초가 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휘트린씨앤디와 옥터스인베스트먼트는 건설중장비·특장차 제조업체인 선진정공과 선진파워테크를 인수하는 데 앞서 채권자들로부터 NPL을 우선 매입했다. 회생기업의 NPL을 선매입하고 채권단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 회생계획 인가 등 인수 전 과정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지난 2018년 큐리어스파트너스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기업재무안정PEF를 통해 성운탱크터미널 지분과 함께 NPL을 동시에 인수하며 장외 M&A와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

PEF가 당장 뛰어들 수 있는 NPL이 풍부하진 않아도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재무안정PEF 도입 후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 대한 LP(유한책임사원)와 GP(업무집행사원) 각자의 이해가 깊어지고 있고, 펀드 규모도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나 있어 NPL 등 창의적인 투자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PL 투자 기대 수익률이 시장 형성 초기보다 낮아져, 최대 수익률을 기대하는 바이아웃 딜 중심 PEF로까지 관심이 확장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NPL 투자에 밝은 한 PEF 관계자는 “IMF 위기 이후 외국계 투자회사가 시장에 들어왔을 때는 수익률이 아닌 ‘멀티플’을 이야기할 만큼 NPL 시장이 활황이었지만, 유암코 등장 이후 시장이 재편되면서 현재는 5~6%대 수익률이 자리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