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투자자산운용·교보증권 등
사모재간접펀드 4700억원 규모
“해외금융당국 권고 선제조치” 해명
해외운용사에 부실운용 법적조치 예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해외 펀드의 환매 중단이 속출하면서 이 펀드를 편입한 국내 재간접펀드도 줄줄이 환매가 중단되고 있다. 해당 펀드 규모만 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키움 글로벌 얼터너티브 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의 환매를 연기한다고 7일 판매사들에 안내했다. 펀드 규모만 3600억원에 이른다. 이 펀드는 유럽계 자산운용사인 H2O가 운용하는 ‘H2O 멀티본드’와 ‘H2O 알레그로’ 펀드 등을 편입한 재간접형 공모펀드다.
앞서 프랑스 금융감독청(AMF)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이들 펀드가 보유한 비유동성 사모채권을 다른 자산과 분리(사이드 포켓팅)하라고 권고했다. H2O 운용은 당국 권고에 따라 자산 분리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난달 28일부터 4주간 펀드 입출금 중단을 고객들에게 요청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측은 “펀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고객의 환매 청구에 응할 경우 투자자 간 형평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브이아이자산운용(전 하이자산운용)도 지난 1일 1000억원 규모의 H2O운용 펀드의 재간접상품에 대한 환매 중단을 고지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설정·환매 중단 조치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비시장성 자산의 매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불합리한 자산가치 평가, 투자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적 대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프랑스 금융감독당국이 권고한 사항”이라며 “펀드 자산의 부실과는 무관한 자산가치 평가와 관련된 부문으로, 해당 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3월 한 차례 환매가 연기됐던 미국 소상공인 대출채권 관련 100억원대 사모펀드도 상환이 불투명하게 됐다.
교보증권 사모펀드운용부는 ‘교보증권 로열클래스 글로벌M 전문 사모투자신탁’ 투자자들에게 펀드 환매 중단을 7일 통보했다. 환매가 연기된 금액은 총 105억원이다. 이 펀드는 미국의 탠덤크레딧퍼실리티펀드(Tandem Credit Facility Fund)라는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현지 중소상공인 대출을 기초로 하는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그러나 채권발행자인 미국 금융회사 WBL에 잉여현금흐름이 부족해지는 등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부실 채권이 발생하면 5영업일 이내 정상채권으로 돌리도록 약속돼 있는데, 펀드 운용사인 탠덤 인베스터스(Tandem Investors)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마음대로 운용해 자산 중 98%가 부실화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운용사에 운용조건 미충족 사유에 대해 책임을 묻고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며 “문제가 발생했지만 부동산 자산 담보비율(LTV)이 79% 수준이어서 담보를 통해 일부 상환할 것이고 미국 금융회사인 WBL에서 부실채권(NPL)을 정상채권(PL)로 교체하는 등 포트폴리오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