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학기술대 조사

“많이 알아야 안 속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재무설계사(PB)들이 여성고객들을 호구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내 통계는 아니지만 금융취약계층 보호가 왜 필요한 지를 상기할 만한 내용이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약 2년간 홍콩 내 65개 금융회사에 32명(남여 각 14명)의 미스테리 쇼퍼를 파견했다. 그 결과 PB들은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위험한 투자를 권했다.

유형을 보면 37%의 여성이 분산되지 않은 투자로 유도됐다. 남성의 비율은 14%에 그쳤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글로벌 상품보다 국내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을 더 많이 받았다. 절반에 가까운 여성인 44.7%가 국내 자산에 편향된 투자에 권해졌다. 남성의 이 비율은 24.3%였다.

이 공동연구를 진행한 관계자는 “PB들은 여성을 남성보다 금융 지식이 낮다고 보고 쉽게 속일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높은 위험 감내 성향, 높은 신뢰도, 그리고 강한 국내 투자 성향을 가진 여성의 경우 PB들의 재무적 조언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았다.

PB들의 이같은 행태는 결국 수수료를 얻기 위해서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연구자들은 여성들이 나쁜 조언을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PB들이 팔고 싶은 상품에 가입할 확률이 높다고 여긴다는 논리다.

하지만 PB들의 이러한 태도는 결국 ‘발등의 도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BoA) 조사를 보면 최근 PB들의 조언에 부정적인 경험을 축적한 부유한 여성 투자자들이 남성에 비해 PB를 해고할 가능성이 높았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금융 지식을 갖춰 PB의 조언 없이도 낮은 수수료로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괜찮은 금융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면 거래 비용이 매우 낮은 중개채널을 통해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