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고공행진 역대급 기록 확실시

2000:1로 오르면 2500만원 내야 1주 배정

소액투자자는 청약한도도 제한돼 허탈감 클듯

빚내 ‘영끌’ 청약자 많아져…신용융자 역대최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빚까지 내 ‘영끌’ 청약에 나선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허탈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약 경쟁률이 SK바이오팜을 뛰어넘는 역대급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증거금 1000만원 이하인 개미는 1주도 못 건지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어서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일반 청약을 시작한 지난 1일 통합 경쟁률은 427.45대 1을 기록해 SK바이오팜(323.02대 1)을 넘어섰다. 청약을 마감하는 이날도 경쟁률이 고공행진했다. 전날 491.24대 1로 마감했던 삼성증권은 오전 9시 35분 현재 675대 1로 집계됐다.

이로써 첫날에만 16조원 이상이 몰린 청약 증거금 규모도 역대 최대치였던 SK바이오팜(31조원)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한 증권사 직원은 “청약이 폭주해서 전산이 거의 마비 직전 상태”라며 “비대면 청약도 시한(오후 4시) 전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상장 후 주가 급등 가능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날 장외주식거래 사이트 피스탁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전일 대비 3.79% 오른 6만8500원을 나타냈다. 매도호가는 역대 최고인 7만원으로 올랐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경우(6만2400원)를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문제는 소액으로 청약 전쟁에 뛰어든 개미들이다. 증거금 500만원(청약금 1000만원)인 개미투자자들은 경쟁률이 SK바이오팜 수준이었다면 1주를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경쟁률이 이를 넘으면서 청약의 꿈이 좌절됐다.

경쟁률이 첫날의 2배인 800대 1이라면 증거금 1000만원 이상을 넣은 개미는 1주를 배정받게 된다. 하지만 경쟁률이 1000대 1로 오르면 증거금은 최소 1250만원이 필요하다. 2000대 1일 경우 1주 배정의 문턱은 2500만원으로 높아지고, 코스닥시장에서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이었던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이루다(3039.56대 1) 수준을 가정하면 증거금이 적어도 4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소액투자를 주로 했던 개미들은 청약한도에서도 걸린다. 증권사들은 청약 직전 3개월 평잔이 2000만~3000만원 이하인 소액투자자를 온라인 전용 청약으로 구분해 청약한도를 50%로 제한한다. 반면 보통 평잔 1억원 이상인 VIP 고객은 우대해 청약한도를 200~300%로 높여준다. 예컨대 1인당 청약한도가 1억원인 공모주라면, 소액투자자는 5000만원, VIP 고객은 2억~3억원까지 청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서는 공모주 청약도 ‘빈익빈부익부’라는 탄식이 쏟아져 나온다. 1주라도 더 청약하기 위해 대출을 통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뜻)에 나서는 개미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0조5270억원, 신용융자잔고는 16조215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투'가 급증하자,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신용융자와 담보대출 등 신용공여를 중단하는 증권사들이 속출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 중단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6∼7월에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빚을 내 증시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 소진이 잇따르는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