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리티지재단 경제자유지수 순위 분석

세계 180개국 중 2011년 34위에서 상승세

조세·정부지출·재정건전성 순위는 모두 하락

“코로나19 대응 추경으로 ‘큰 정부’ 가속화”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자유도가 최근 10년간 상승했지만 정부규모 확대와 노동시장 규제로 경제자율성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1일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 순위를 10년 장기(2011년∼2020년)와 3년 단기(2018년∼2020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종합지수 순위는 세계 180개국 중 2011년 34위에서 2020년 25위로 상승했다. 최근 3년으로 좁혀도 2018년 27위에서 두 계단 올랐다.

2020년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74.0점으로 '대체로 자유로운 국가'로 분류됐다. 아태지역 42개국 중에선 7위다.

3월에 발표한 올해 평가에서 1위는 싱가포르(89.4점)였고 10년간 1위를 유지했던 홍콩(89.1점)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2위로 밀려났다. 이어 뉴질랜드(84.1점), 호주(82.6점), 스위스(82.0점) 등의 순이었고, 북한(4.2점)은 최하위인 180위다.

반면 정부규모를 나타내는 하위항목 3개(세금부담·정부지출·재정건전성)는 순위가 모두 하락했다. 전경련은 최고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상, 정부지출 확대, 재정건전성 악화 등으로 경제자율성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세금부담은 2011년 125위에서 2018년 118위까지 올랐다가 2020년 40계단 밀려나 158위로 떨어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조세 비율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2017년 18.8%에서 2019년 20.0%까지 올랐다.

정부지출 항목은 2011년 84위에서 2020년 101위로 떨어졌다. 재정건전성도 2018년 21위에서 2020년 25위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올해 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추가경정 편성이 세 차례 이뤄져 향후 순위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세부항목 중 노동시장자유도는 2014년 146위에서 2018년 100위로 올랐다가 2020년엔 112위로 내려갔다. 무역자유도 순위는 2011년 122위에서 2020년 71위로 상승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확대 등의 노력이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최근 재정지출과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로 '큰 정부'로 바뀌고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세금부담, 정부지출이 늘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미래세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기를 이겨내려면 규제를 혁신하고 조세부담을 낮추며 노동유연성과 시장개방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