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흘간 2차 총파업

대학병원들, 외래진료·수술 줄여

개원의들 참여율이 관건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전공의·전임의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연합뉴스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전공의·전임의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의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결국 오늘(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정부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상황에 의료계에 단체행동을 중단해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

▶26~28일까지 총파업 강행…전공의·전임의에 개원의까지 합세=의협은 오늘부터 사흘간 이어질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1차 총파업과 달리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야외 집회나 모임 없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2차 총파업에는 이미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와 전임의, 개원의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의협은 26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의료계는 파업이 정부의 불통에 항의하기 위한 ‘사실상 가능한 유일한 수단’이기에 부득이하게 단체행동에 나서게 됐다”며 “의료계의 단체행동은 바로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예정대로 총파업이 진행되면서 전공의와 일부 전임의의 공백으로 이미 곳곳 대형병원에서는 수술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게다가 동네의원마저 휴진함에 따라 진료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중 163곳의 응답을 기준으로 전공의 휴진율은 58.3%(현원 1만277명 중 5995명 휴진), 전임의 휴진율은 6.1%(현원 2639명 중 162명 휴진)로 나타났다.

주요 대학병원은 파업으로 인한 업무 공백에 대비해 외래 진료를 줄이고 수술을 연기하는 조치 등을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4일부터 이날까지 예정돼 있던 수술 중 100건 이상을 늦췄다. 특히 병원들은 응급실, 중환자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 중이다. 교수급 의료진이 직접 당직을 맡고 응급실 근무를 서면서 전공의 공백을 메꾸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응급, 중환자, 투석, 분만 관련 업무를 하는 전공의와 전임의 등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2차 파업에 동네의원이 얼마나 참여할지가 관건으로 대두된다. 지난 14일 1차 집단행동에는 전국의 의원급 의료기관 중 약 33%가 휴진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동네의원 휴진율 상승으로 진료 공백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보건소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정부·의료계 대화 ‘물꼬’는 텄지만 강한 부딪힘도 가능=정부와 의료계가 대화의 '물꼬'는 트면서 협상 타결의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의협은 이번 주 들어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만나 의료계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파업 직전까지 이들은 물밑협상을 했으나 단체행동 철회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에 대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고 입장을 이해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며 “이해 폭을 넓히긴 했으나 결론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협이 지적하는 지역 의료체계 미흡, 의료수가 문제 등에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의료계에서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거나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역에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시설 및 장비 개선, 인력 보강, 지역 우수병원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정부는 의료계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열린 자세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차례 대화에도 입장 차이만 확인한 만큼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더욱이 의료계 전반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특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과은 26일 오전 총파업에 나선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해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시에는 형사법과 행정처분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며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

의협은 정책을 철회하라는 요청을 지속하고 있고, 대전협 역시 정부의 전면 정책 재수정 및 철회가 없는 한 업무 복귀는 없다고 못 박고 있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