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 근로·사업소득 감소
지난 2분기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정부 재정이 가계의 소득과 소비를 떠받쳤으나,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고 코로나 사태가 재확산하면서 심각한 ‘소비 절벽’이 우려되고 있다. 가계 수입의 근간이 되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동반 감소해 소비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서는 고용대란이 지속돼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정부도 소비 활력을 위해 추진했던 외식·숙박·관광·공연 등 소비쿠폰 지급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등 소비촉진책을 동원할 수도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조기 차단하지 못할 경우 올가을 최악 ‘소비의 겨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통계청과 기획재정부 등 따르면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수입은 1년 전보다 4.8% 늘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특히 가계 수입의 원천인 근로소득(-5.3%)과 사업소득(-4.6%), 재산소득(-11.7%)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트리플 감소세’를 보였다. 이런 상태에서 12조원이 넘는 중앙·지방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저소득층 소비쿠폰, 특별돌봄쿠폰, 일자리쿠폰 등 막대한 재정지원이 소비 위축을 막았다.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이전소득이 80% 이상 급증해 2분기 가구 소비지출을 2.7% 늘리는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2분기 수출(전기대비 -16.6%)과 설비투자(-2.9%)·건설투자(-1.3%)가 일제히 위축됐음에도 경제의 큰폭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2분기 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선방한 -3.3%에 그칠 수 있었으며, 이것이 3분기 이후 경기회복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난지원금의 ‘약발’은 이미 소진됐고, 정부 재정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에서 다시 대규모 부양에 나서기도 어렵다. 근로·사업 소득의 동반 감소로 지갑은 이미 얇아졌고, 아직 진행 중인 고용대란으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은이 집계하는 소비심리는 6월 이후 완만히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성향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올 2분기 67.7%로, 1분기(67.1%)에 이어 67%대에 머물렀다. 과거 경제가 나쁠 때도 70%대 초~중반을 유지했던 것에 비춰볼 때 지갑을 닫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 1차 확산보다 2차 확산에 따른 경제 쇼크가 훨씬 더 클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3분기에 소득분배개선 흐름이 이어질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57만5000개 직접일자리 사업,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원 등 취약계층의 소득감소를 보완하기 위한 지원과 3차 추경 신속 집행, 소비 등 내수활력 보완,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 등 시장소득 회복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