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차 예식업계에 요청…문제는 영세 업체들
예식업중앙회 회원사 전체의 30%에 불과
9월 예식 예정자들은 거리두기 2단계 미확정 이유로 해당 안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예식업계가 정부 요청에 따라 결혼식 연기 위약금을 일부 부담키로 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만 수용한 데다 9월 예식 예정인 부부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분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예식업중앙회에 재차 위약금 없이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최소보증인원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격상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해 달라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도 웨딩업계에 같은 요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공정위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낸 것이다.
예식업중앙회는 공정위 요청을 일부 수용키로 했다. 결혼예정일로부터 최대 6개월까지 위약금 없이 연기하거나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최소 보증인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회원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그럼에도 예비 부부들와 예식업체 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예식업중앙회는 전국 예식업체의 30%인 150여개만 회원사로 두고 있다. 나머지 70% 예식업체는 공정위의 요청을 받지 않았다.
설령 요청을 받더라도 개별 예식업체서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 정부의 요청은 권고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가 없다. 경영난을 겪는 영세 예식업체가 자발적으로 취소비용을 감당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낮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회원 예식업체에 대해서도 예식업중앙회 수용안에 준하는 방안을 시행토록 강력히 권고하겠다"며 "간담회 등을 통해 지속적 협조를 유도하고, 모범사례를 발굴·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8월 말 예식까지만 해당돼 불씨는 남아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우선 지난 19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전파가 강해지고 있어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예식업체들은 9월 예식자들은 아직 거리두기 2단계 기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료 연기, 보증인원 감축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내달 5일 서울 영등포구서 결혼할 예정인 A씨는 "결혼식을 미루고 싶지만 예식장에선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위약금을 내고 미루라고 한다"며 "게다가 무료 연기 기간도 6개월에 불과해 이미 괜찮은 시간대 예식은 예약이 찼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공정위는 내달 중 구체적인 면책 조항을 담은 표준약관 및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개정안을 낼 방침이다. 개정안이 도입되더라도 예식이 완전히 금지되지 않는 이상 위약금 100% 면책은 불가하다. 기존 계약자들에 소급 적용도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