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항공모빌리티 큰 그림

英 어반 에어포트와 파트너십

1월 영입 파멜라 콘이 주도

유럽내 인프라 구축 역량 집중

UAM 서비스를 위한 해상 부유도시 모형. [Intelligent Transport 제공]
UAM 서비스를 위한 해상 부유도시 모형. [Intelligent Transport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영국의 모빌리티 업체 어반 에어포트(Urban-Air Port)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낸다. 향후 20년간 1조5000억 달러에 이르는 항공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큰 그림으로 분석된다.

2028년으로 예상되는 UAM의 상용화 시기에 맞춰 2025년께 개인용 비행체(PAV·Personal Air Vehicle)를 본격적으로 양산해야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유시장이 활성화된 유럽 시장에서 UAM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하려는 전략도 궤를 같이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1월 UAM 사업부 글로벌 전략·총괄(부사장)로 영입한 항공우주 전문가 파멜라 콘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팀에 합류한 항공컨설팅 회사 ‘어센션 글로벌(Ascension Global)’의 UAM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콘 부사장이 그린 UAM 인프라의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세계 대도시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을 접목해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물리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양사는 유럽 내에서 확장성을 갖춘 인프라 공간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서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와 코번트리 등 2개 도시와 UAM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UAM 전용 에어포트는 기존 헬기장보다 약 60% 축소된 공간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듈형 구조를 채용해 비용 절감과 빠른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유럽 내 인프라 확장 속도가 달라질 것이란 의미다.

리키 산두(Ricky Sandhu) 어반 에어포트 CEO는 외신 인터뷰를 통해 “모듈식 구조는 효율적이고 빠른 운송이 가능한 형태”라며 “물류 서비스 사업자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턴키 방식이 깨끗하고 미래지향적인 UAM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체 개발 속도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전략 파트너인 우버와 함께 선보인 PAV ‘S-A1’이 바탕이다. 100㎞를 비행할 수 있는 해당 기체는 오는 2023년 미국에서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우버와 PAV 개발과 관련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유일한 완성차 업체의 입지를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밝힌 자동차 50%, PAV 30%, 로보틱스 20%의 미래 포트폴리오 시계도 2025년에 맞춰져 있다. 완성차 제조사가 가진 대량 생산 체계의 장점을 살려 PAV와 UAM의 생태계 구축이 이때부터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프라 개발이 먼저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다. 미국과 유럽보다 국내의 기반기술 구축 속도가 더딘 데다 운항과 관련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UAM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아이디어를 현실화로 옮기는 단계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 모빌리티 업체와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 본격적인 PAV 양산체제를 도입해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