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안에서 ‘지지 분할’ 가능성…부동산 정책 직격탄”
“서울 공공재건축·행정수도 이전은 ‘지역적 분할’ 야기”
부자냐 중산층이냐…부동산대책 수혜층, 전문가도 ‘이견’
부동산 이슈 “여당 불리” 한목소리…野 반사이익은 ‘글쎄’
[헤럴드경제=정윤희·홍승희 기자]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내후년 대통령 선거가 ‘부동산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과 세대에 따른 ‘부동산 계급 투표’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부동산 문제가 선거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5일 헤럴드경제에 “이전에는 20~30대를 관통하는 동년배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공무원, 대기업, 그 외 안정적 직업과 수익을 갖고 기득권화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강남좌파’ 등 잘 살면서 민주당을 찍던 사람들이 부동산 정책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통합당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선거에선 한 세대 안에서도 ‘지지 분할’이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과거엔 젊은 세대는 진보, 60대 이상은 보수로 나눠졌다면, 이제는 20~40대 중에서도 30~40% 가량의 ‘내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이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가 지역적인 지지층 분할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공공재건축 문제와 행정수도 이전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투자자문 관계자는 “강남은 본래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 위주로, 강북은 오래전부터 주거형태가 단독주택 위주로 갖춰졌던 곳이라 ‘재개발’ 위주가 될 가능성 높다”며 “(재건축은 주변 집값을 견인하기 때문에) 이는 강남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전 대상 지역인 대전·세종·충청의 찬성 응답은 66.1%로 높게 나타난 반면, 서울 지역에서는 반대가 45.1%를 기록하며 찬성 42.5%를 소폭 앞섰다. (7월21일, 500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4.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부동산 정책·입법이 시장에 나타나는 효과에 따라 부담·수혜 계층이 분화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단순히 임대인-임차인 간 갈등이 아닌, 부동산 시장은 각 거래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는 만큼 보다 복잡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진단이다.
다만, 거대여당이 일방 처리한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법 등 ‘임대차 3법’과 종합부동산세·양도세·취득세를 강화하는 ‘부동산 3법’이 발휘할 효과에 대해서는 부동산 전문가별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련의 정책들이 결국은 ‘부자’들만 혜택을 보게 할 거라고 예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당장 시행되는 임대차법과 증세를 위한 부동산 세법은 결국 매물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다시 피해는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가고 상류층이 정책의 최종적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중산층이 혜택을 볼 거라는 시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워낙 규제를 세게 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시 집값이 잡힐 순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뚜렷한 대책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의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이 내년 재보궐과 내후년 대선에 있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부동산 정책만으로 선거 판도가 좌우된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입법 독주’로 인한 책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심 교수는 “부동산 대책 하나로 여·야당의 유불리를 따지는 건 다소 곤란하다”면서도 “오히려 서민들이 더 힘들어져 당연히 여당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부동산 문제는 계속해서 여당에 불리한 이슈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을 잡으려면 거래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취득, 양도, 보유세를 모두 올렸기 때문에 거래가 실종되고, 거래가 실종되면 집값은 그대로 호가는 유지되면서 부동산 중개업, 인테리어 업자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이 반사이익을 받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부동산 전문가는 “야당에서 정책대안을 내놓고 그게 시장에 받아들여진다면 야당으로 표가 흡수되겠지만 지금 대안이 안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통합당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정부여당의 실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공감가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매일 반대만 하고 비판만 하고, 두루뭉술한 대안만 내놓는다면 안하느니만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신 교수는 “통합당은 민주당의 독주로 인해 ‘피해자 이미지’가 형성됐다”며 “부동산 등 정책 실패가 부각될 경우 자연히 통합당에 동정심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더 깨지고 짓밟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는 부동산 논란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문 의혹이 겹치면서 ‘여당 심판’이 이뤄질 거란 의견도 있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20대 여성, 그리고 30~40대는 문재인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었다”며 “젠더이슈, 그리고 부동산 이슈에서 ‘마지노선’이 깨지는 순간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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