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상승폭 확대…신용융자 상위 종목도 제약·바이오 위주

주가 이상급등 지적…실적 발표 이후 옥석 가려질 듯

블룸버그도 과열 경고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제약·바이오주의 고공행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혜를 직접 받으면서 발병 초기에는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했고, 최근에는 백신 개발 등의 호재가 작용하면서다. 상한가 종목이 속출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원제약, 신풍제약, 영진약품(이상 유가증권시장), 신신제약, 휴메딕스, 유바이오로직스(이상 코스닥시장) 등이 10~2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제약·바이오 종목이 상승률 상위 종목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앞서 23일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약품, SK케미칼 등이, 코스닥시장에서는 랩지노믹스, 경동제약, 신신제약 등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에 돌입하고, 미국 정부가 화이자와 백신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코로나 관련 종목의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제약·바이오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개인 투자자들은 빚까지 내면서 제약·바이오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의 청약 열풍 영향으로 최대주주이자 지주사인 SK의 융자 잔고가 최근 3개월 새 1539억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신용융자 잔고도 993억 순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씨젠의 신용잔고가 1337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셀트리온제약(914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545억원) 등 기술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에서 IT와 함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러브콜은 두드러졌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업종은 실적에 비해 코로나19 관련 모멘텀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됐다”면서도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결과가 다수 발표되는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 전까지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연금의 보유지분 가치가 가장 크게 늘어난 업종도 제약‧바이오다. 지난해말 3조5320억원에서 올해 6조414억원으로 71.1%(2조5094억원) 급증했다. 국민연금 투자 기업 수에서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기존 16곳에서 20곳으로 증가하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종목과 제약·바이오 업종에 묶여 일부 호재와 관련한 테마주 성격을 띤 종목 간에 상이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백신은 개발에 수년에서 수십년의 기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연내 3상 성공과 출시까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주가는 조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종목은 향후에도 장기적 상승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들은 단기조정과정에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가격이 급등한 제약·바이오주가 (실제 펀더멘탈은) 취약하고 헬스케어 종목의 현재 주가가 너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