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크롬북 B2B 판매 개시
ASUS도 한 달반 만에 4000대 넘는 크롬북 판매
2025년 에듀테크시장 417조 규모…크롬북 수혜 가능성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성전자가 9년 만에 ‘크롬북’ 국내 시장 판매를 재개했다. 일반소비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노트북이다. 판매도 일반소비자가 아닌 기업 판매(B2B)다.
크롬북은 ‘크롬 OS’를 운영체제로, 하드디스크 없이 PC 대부분의 기능을 구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노트북을 뜻한다. 보안성 높은 서버에서 데이터 처리 및 작업이 수행되기 때문에 데이터 손실이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낮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2010년 구글이 원격교육 시대를 겨냥해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삼성전자는 물론 HP·델·레노버·ASUS 등 글로벌 PC 제조사가 잇따라 크롬북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시장에선 지난 2011년 삼성전자의 ‘센스 크롬북 시리즈 5’가 크롬북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OS에 익숙해진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넘지 못하며 2011년 일회성 출시에 끝나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이후 미국 시장에서도 크롬북을 판매했다.
올해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및 재택수업이 증가하며 노트북·태블릿PC에 대한 수요가 크롬북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삼성전자가 국내 B2B 판매를 재개한 이유도 코로나19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판매량도 괄목할 만하다. ASUS(에이수스)의 경우 지난 5월 중순께 국내 출시한 교육용 크롬북 ‘C214’를 지난달 말까지 총 4215대 판매했다.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올린 성과다. ASUS의 국내 인지도를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수준이다. ASUS는 국내 크롬북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고 보고, 이르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오프라인 판매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이달 중 비즈니스용 크롬북도 출시했다.
업계에선 올해가 국내 크롬북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형 뉴딜로 오는 2025년까지 AI 원격교육 등을 골자로 한 에듀테크시장이 417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롬북시장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구글이 원격교육용 장비로 크롬북을 선보인 뒤 10년 만에 연간 3000만대 규모로 시장이 커졌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460만대의 크롬북을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