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나다가 최근 싱글 '내 몸'을 발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래퍼 나다가 최근 싱글 '내 몸'을 발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년 7개월의 공백기. 거침없는 ‘센 언니’ 캐릭터로만 보이는 나다에게 이 시간은 자양분이 됐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어요.” Mnet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떠오르는 여성 래퍼로 주목받았다. 2018년 미나명과 함께 ‘MND 프로젝트’를 마친 이후, 습격하듯 시련은 찾아왔다.

“직접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회사를 정리하고 난 뒤 다시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직업을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더라고요.”

내숭이라고는 모르는 화통한 웃음소리만큼 밝고 긍정적인 성격인데도 그 무렵 나다는 스스로를 지탱하는 것조차 버거웠다고 한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후회하거나 과거를 돌아보는 성격이 아닌데도 한 번 자존감이 떨어지니 많이 힘들었어요. 작업도 마음대로 안 되고, 스스로한테 자신이 없으니 음악을 하는 것도 떳떳하지 않았어요.” 오늘 하루를 버티기 위해 나다는 레슨을 시작했다. 대중음악계엔 흔한 일이다. 보통 얼굴이 알려지면 공연이나 행사로, 얼굴이 알려지지 않으면 레슨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나다에겐 의외의 선택일 수도 있었다.

“얼굴이 알려졌다고 하지 못할 일은 없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지금의 소속사에서 연습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대표님이 너무나 좋으시더라고요. 농담처럼 내가 이 소속사에서 앨범을 냈으면 정말 잘했을 거 같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대표님이 물어보더라고요. 다시 음악 할 생각이 있냐고요.”

래퍼 나다가 최근 싱글 '내 몸'을 발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래퍼 나다가 최근 싱글 '내 몸'을 발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속사(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를 만난 이후 빠르게 앨범 작업이 진행됐다. 최근 발매한 새 싱글 ‘내 몸(My Body)’으로 나다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의 지원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과 자꾸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해봤어요. 나 스스로 선택하고, 나 자신을 사랑해보자고. 그런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어요.”

시련을 딛고 선 나다의 이야기는 ‘내 몸’의 가사에도 담겼다. 노래에는 나다가 다짐하고 새겨넣은 메시지들이 쌓였다. ‘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자’는 이야기는 라틴 그루브에 담아 중독성 있는 팝 멜로디 라인으로 풀어냈다. 가사는 나다가 직접 썼다. 그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힘든 시기를 겪는 분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봤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나다 자신과 나다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성향이 강한 음악 장르 특성상 여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했을 때 ‘왜 저래?’ 하는 시선”도 있다지만, 회심의 펀치라인도 숨겨뒀다. 다행히 “심의에 안 걸렸다”고 한다. 오점 같은 연애이거나, 악몽 같은 과거의 가시밭길을 딛고 선 누군가의 이야기다. 한 여자가 헤어진 연인에게 하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넌 애길 만들 줄만 알지 애비 될 줄을 몰라’라는 가사다. 남녀 관계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누군가를 향한 일갈이다. 이 가사는 나다의 행보를 비춰보면 그리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래퍼 나다가 최근 싱글 '내 몸'을 발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래퍼 나다가 최근 싱글 '내 몸'을 발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나다는 최근 유튜브 채널 ‘나다 외 XX야’를 개설, 지인들과 구기 종목 경기를 하며 선수 한 사람당 5만원씩 모아 일정 금액이 모이면 미혼모 가정을 돕는 데에 쓰고 있다. ‘나다 외 XX야’는 여자 염색체 XX에서 따왔다.

“운동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곳에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미혼모 가정이 많이 끌렸어요. 다 갖춰진 가정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건 너무나 힘들데, 여자 혼자 키우는 건 더 힘들지 않을까 싶었어요. 요즘은 여성 혐오의 시대인 것처럼 성별을 나눠 싸우기도 하고,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이 유행처럼 이슈가 되고 있어요. 우리끼리는 싸우는 대신 서로 도우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저처럼 자존감이 떨어진다거나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고, 돕고 싶었어요.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라 ‘여돕여’(여자는 여자가 돕는다)라는 걸 보여주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다의 말과 행동엔 그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묻어난다. ‘언행일치’의 새 아이콘이라 해도 무방하리 만큼 그의 말은 곧 행동이고, 가치관이다. 그러니 나다의 음악엔 “여성 문제와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나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앞으로도 그렇다.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해나갈 거예요. 그리고 굳이 여성만이 아니더라도 위로를 주고, 힘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