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전망 암울
설비투자 필요성 적어
제조업 수출 경제구조
악순환 고리 빠질수도
[헤럴드경제=서경원·김성훈 기자] 2분기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1분기 이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감소폭이 전기의 3배에 육박할 정도로 고강도 충격이 올 것이라고까진 보지 못했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정도가 심각했던 것이고, 이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의 충격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당초 -2%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는 1분기 마이너스폭(-1.3%)을 크게 웃돌았다.
▶역대 네번째 두분기 연속 逆성장=1960년 성장률 통계 작성 이후로 우리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79년(3·4분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진 1997~1998년(4·1·2분기), 카드 대란이 벌어졌던 2003년(1·2분기) 등 세 차례 뿐이고 이번이 네번째다.
통상 두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기록시 경기가 본격적인 리세션(Recession·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수출도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특히 전세계 봉쇄조치가 본격화된 2분기에는 전기대비 16.6%로 급감,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주요 수출 대상국의 봉쇄로 자동차, 스마트폰의 수요가 급감했고 해외 공장들의 셧다운(폐쇄) 조치에 따른 가공중계무역이 부진했던 것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엔 ‘턴어라운드’되나=정부는 중국 경기가 반등했고, 다른 나라들이 봉쇄를 추가로 강화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 등에 따라 하반기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하반기 전망에 대해 “최근 주요국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더라도 락다운(봉쇄조치)을 강화시키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게 현실화된다면 경제활동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2분기에 급반등한 것도 하반이 우리 수출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3분기에는 코로나19 충격이 완화돼 성장률 감소폭이 낮아지고, 희망적으로는 약간의 반등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심리적으로 적응해가는 단계에 있으며, 미국, 유럽 등의 봉쇄조치, 이동제한령도 완화돼 수출이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에 대해선 “미국 등이 금리인하를 하는 상황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지만, 자금이 생산적인 부분으로 흐르지 않고 부동산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부작용을 냈다”며 “추가적인 인하가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의문이며 설령 한다면 보완책을 사전에 마련해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2분기, 과연 저점(低點)일까?=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반등이 생각보다 우리 수출 회복에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인호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다른 업종은 전반적으로 수출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미국, 유럽 등의 코로나 상황이 크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2분기 좋은 실적을 냈던 중국은 무역보다는 내수를 통해 충격을 방어해 우리가 수혜를 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이에 중국 일변도인 우리 수출 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왔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지역전략팀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7일 발간한 ‘최근 대중국 수출 급감의 원인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대중 수출은 중국의 수입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수출상품이 과도하게 의존돼 있으며, ICT(정보통신기술) 및 첨단산업 등 중국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시장의 다변화는 해외투자 지역의 다변화와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등 10대 수출상품에 과도하게 의존돼 있는 구조를 탈피, 바이오와 생명과학 등 중국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품목에서 공급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3분기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경제 회복에 별로 기여하지 못했고, 해외 여행 자체가 금지돼 있다보니 수출에 다른 활로를 뚫기도 어렵다”며 “다만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외식 등 내수가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