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최근 美서 각기 다른 이름의 동일 제품 잇따라 출시

美 자급제 사업자의 브랜드 정책 일환…독점 공급 착시 효과

제조사 입장에선 ‘라인업 확대’ 효과 누릴 수 있어

“LG포춘3, 혹시 아세요”…같은 제품·다른 이름! [IT선빵!]
그래픽=박혜림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동요 속 가사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LG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도 동일한 제품에 각기 다른 ‘이름(제품명)’을 붙여 눈길을 끌고 있다. ‘LG K31’ ‘LG 포춘3’ ‘LG 아리스토5’ 모두 동일 제품이다. 자 급제 사업자 입장에선 특정 제품을 독점 공급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 입장에선 판매 확대 측면에서 이러한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ODM(제조사개발생산)을 바탕으로 한 초저가 스마트폰을 미국에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엔 현지 자급제 사업자 ‘크리켓(Cricket)’을 통해 10만원대 초저가폰 ‘LG 포춘3(LG Fortune 3)’를 출시했고, 지난 13일에는 미국의 또 다른 자급제 사업자 T-모바일, 메트로PCS(MetroPCS)를 통해 역시 10만원대 초저가폰인 ‘LG 아리스토 5(LG Aristo 5)’를 선보였다.

서로 각기 다른 자급제 사업자가 판매하는 각기 다른 제품. 하지만 알고 보면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LG K31을 기반으로 한, 이름만 다른 같은 제품이다. LG K31은 안드로이드 10 운영체제, 5.7형 디스플레이, 3000mAh 배터리 등을 탑재한 LG전자의 10만원대 초저가폰이다. 이외에도 ‘LG K’ 시리즈는 메트로PCS에서 ‘아리스토’라는 이름으로 5개 모델이 출시된 바 있고, 크리켓에서도 3개 모델이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제품이 서로 다른 이름을 갖게 된 배경엔 자급제 사업자의 브랜드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사업자마다 브랜드 정책이 있다. 자사 브랜드와 제품의 시너지(Synergy)를 위해 제조사의 제품명을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제품명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제품이 인기를 끈다면 고객들에게 ‘제품을 독점 공급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해당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고객들의 움직임이 점유율 확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자급제 사업자들은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중저가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 모델의 경우 강력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기도 하고, 제조사의 ‘얼굴’이나 다름없어 자사 브랜드 정책을 섣불리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더욱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이통사 전용폰이 유사한 예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A20’ 시리즈의 경우 SKT와 KT에서 각각 ‘갤럭시 와이드4’ ‘JEAN2’로 이름을 바꿔 출시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인데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조사와 사업자 둘 모두에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제조사와 사업자의 다양한 협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포춘3, 혹시 아세요”…같은 제품·다른 이름! [IT선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