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만 신규 점포 신촌점 오픈
기존 전략과 달리 점포 규모 작아
2030 고객 많은 상권에 맞게 상품 구성
초도심 특화매장 또 낼까 관심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그 앞에 자리 좀 비켜주세요. 우리가 먼저 왔어요” “새치기 하지 마세요. 뒤에 줄 선거 안보이세요?”
지난 16일 오전 서울 신촌 그랜드마트 주변이 사람들도 북적였다. 이날 처음으로 문을 여는 이마트 신촌점에 들어가려는 인파 때문이다. 오픈 한 시간 전인 9시부터 그랜드마트 주변은 이마트 매장에 들어가려는 고객들의 긴 줄로 장사진을 이뤘다.
1년7개월여 만 신규 점포…월계점의 10분의 1 규모
이마트 신촌점은 이마트가 1년 7개월여 만에 처음 여는 신규 점포다. ‘위기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대형마트들이 온라인몰에 밀려 쩔쩔매는 사이, 새 매장 오픈 소식보다 기존 매장 폐점 소식이 더 자주 들렸던 터라 신촌점 오픈 소식은 신선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매장 면적도 신촌 그랜드백화점 지하1층~지하3층까지 연면적 1884㎡(570평)에 불과한 소형 매장이었다. 대형마트 기준이 3000㎡ 이상임을 고려하면 ‘미니 이마트’인 셈이다. 이마트가 최근 ‘미래형 점포’라며 선보인 월계점은 그로서리(식료품점)와 몰을 융합한 복합몰 형태로, 연면적이 1만9173㎡(5800평)나 된다. 다시 말해 신촌점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다. 신촌점은 기존 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전략과는 전혀 다른 매장이라는 것이다.
사실 신촌점이 들어선 그랜드마트 자리엔 이마트가 운영하는 전문점 중 하나인 삐에로쇼핑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대학들이 모여 있어 2030 고객들이 많은 상권의 특성상 젊은 고객들이 재밌어할 만한 쇼핑 콘텐츠가 먹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의 수장이 컨설턴트 출신인 강희석 대표이사로 교체되면서 수익성이 낮은 삐에로쇼핑, 부츠 등 전문점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삐에로쇼핑 신촌점도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업계획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도심 특화매장으로 구성 …다른 형태의 ‘미래형 매장’ 될까.
삐에로쇼핑 신촌점 오픈 무산으로 이마트는 그랜드백화점 임대차 계약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트가 매장에 데려오려고 애쓰던, 2030 고객들이 가득한 이 상권을 포기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마트는 다시 새로운 실험에 도전했다. 이 자리에 삐에로쇼핑 대신 이마트를 입점시켜 초도심 특화매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임차 형식으로 입점하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도 적게 들었다.
실제로 신촌점은 2030 고객을 타겟으로 소단위 식료품과 주류, 생필품 등을 중심으로 매장이 구성됐다. 1~2인 가구를 위한 소단량 그로서리 제품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의 83%를 신선·가공식품 등 식료품으로 채웠다. 지하철 신촌역과 연결된 지하2층 매장은 즉석식품 위주의 간편 먹거리존을 배치했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 상권에 맞게 상품 구색을 갖춘 것이다.
초기 고객 몰이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평일인데도 매장 오픈 행사에 참여하려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매장에 고객들이 많아지자 출입을 제한하기도 한 점을 보면 말이다. 명품 매장에서 고객 수를 제한하는 것은 봤지만, 대형마트에서 이런 조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열악한 주차 시설과 계단형 에스컬레이터와 이에 따른 카트 대신 바구니 비치, 길게 늘어선 계산대 줄 등 고객에게 만족할 만한 쇼핑 경험을 줬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신촌점을 찾은 고객들도 이마트가 기대했던 2030 고객보다 4060의 동네 어르신이 많았던 점도 재고해 봐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