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내 항생제 처방률 분석
-2002년 40%대에서 2018년 20%로 절반 줄어
-OECD 국가 중 터키·그리스 다음으로 많이 사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지난 20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사용량이 높은 편에 속한다. 약물 오남용은 심각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약물 사용량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항생제 처방률은 의약분업 시행 이후 2002년 43.35%에서 2018년 22.86%로 절반 정도 줄었다. 주사제 처방률도 2002년 39.69%에서 2018년 18.34% 등으로 낮아졌다.
의약분업은 ‘진료와 처방은 의사, 조제는 약사’로 역할을 분담한 제도로 지난 2000년 8월부터 시행됐다. 당시 제도 시행에 의사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휴·폐업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의료대란을 겪기도 했다. 이후 사회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의사한테 진료받고 약국에서 약을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로 의약분업 제도는 자리를 잡게 됐다. 의사 처방 없이 전문의약품을 필요 이상 써온 의료 관행도 사라졌다.
이에 약물 오남용의 잣대라 할 수 있는 항생제와 주사제 사용량은 제도 시행 이후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항생제 사용량은 34.8DDD(Defined Daily Dose)로, 하루 1000명당 34.8명이 항생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34.8DDD)은 터키(40.6DDD), 그리스(36.3DDD) 다음으로 많고, OECD 평균(21.2DDD)과 비교해서는 1.6배 많은 수준이다.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생겨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글로벌 공중 보건의 최대 위협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영국 국가 항생제 내성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는 70만명이며, 사망자 수는 2050년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건당국도 국가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세우고 내성균 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VRSA)과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등 2종류의 병원성 세균 감염증을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모든 의료기관이 이들 내성균 감염환자가 발생하면 보건당국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VRSA와 CRE는 반코마이신과 카바페넴이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다. 지난 해 국내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 수는 1만명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