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관 아이폰은 4개월…조주빈 갤럭시는 2개월

“비밀번호 설정 어떻게 했냐에 따라 기간 달라질 것”

‘포렌식 예정’ 박원순 아이폰, 잠금 해제까지 얼마나 걸릴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정과 유골함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박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이동하기 위해 운구차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절차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잠긴 상태로 발견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여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와대 하명 수사·선거 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는 약 4개월 만에 잠긴 상태에서 풀렸다. 미 성년자 성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의 휴대전화는 2개월만에 잠긴 상태에서 해제됐다. 조주빈의 휴대전화는 갤럭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는 A씨와 같은 아이폰이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아이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전 0시1분께 박 전 시장의 시신을 찾은 북악산 숙정문 주변에서 그의 아이폰 1대를 발견했다. 박 시장의 아이폰은 2018년 11월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ⅩS 기종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이폰ⅩS 비밀번호 해제 작업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는 청와대 하명 수사·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받다가 숨진 A씨의 아이폰Ⅹ 휴대전화의 잠금 장치를 약 4개월 만에 풀었다. 박 전 시장의 아이폰ⅩS는 이보다 신형이라 보안성이 강화됐‘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갤럭시S9의 암호를 약 두 달 만에 풀었다. 하지만 아이폰Ⅹ 암호는 약 4개월이 지난 현재도 해제하지 못한 상태다.

박 시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기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기간은 비밀번호 자릿수, 특수문자 사용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네 자릿수일 경우 며칠 만에 (잠금 장치를)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호에 특수문자가 사용되면, 해제 작업은 더 늦어진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기기로만 휴대전화를 돌리는 것은 아니다”며 “특수 문자가 사용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경찰이 인력으로 특수문자를 조합하고 나머지 숫자에 대해서만 포렌식 기기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