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계약만료 롯데·신라에 제의
후속사업자 입찰했지만 유찰
임대료산정 방식 두고 변경 검토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8월 제1터미널 롯데·신라면세점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영업을 연장하기 위해 협상에 나섰다. 올해 초 후속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지만 대상이 되는 8개 구역 중 6개 구역이 유찰돼 공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와 신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선뜻 제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공항과 롯데·신라 등 제3기 면세점 사업자들은 제1터미널 영업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먼저 면세점 업체들에게 제안했으며, 롯데와 신라는 지난 15일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양측은 임대료 산정 방식을 두고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임대료를 내는 기존의 ‘고정료율’ 방식 대신 매출과 임대료를 연동하는 ‘영업료율’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인천공항공사가 영업료율 방식을 꺼내든 것은 매우 이례적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를 입찰 기업이 제시한 고정 금액으로 받는 것을 고수해왔다. 이를 영업료율로 환산하면 30~35% 수준이다. 매출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외부 변수로 매출이 급감할 경우 면세점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80~95% 줄면서 임대료가 매출을 앞질렀다. 인천공항공사가 영업료율 방식을 제안한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며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은 앞서 올해 1월 제4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롯데·신라·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각각 DF4·DF3·DF7 구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는 그랜드·시티·엔타스가 각각 DF9·DF9D·F10 구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현대백화점과 엔타스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사업권을 포기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재입찰을 진행해도 신규 사업자 선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22만명이 드나들던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3000~4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사업자들의 매출은 최대 95% 급감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장기화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면서 “인천공항공사가 입찰 조건을 파격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라는 영업 연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제안을 수용해 영업을 이어가도 임대료 부담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영업료율은 고정 금액에 매출 연동을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출이 90% 줄었다고 해서 임대료도 90%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영업료율 방식을 채택해도 일정 부분 고정 금액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영업을 연장했을 때 손해가 발생하면 안 되는 만큼 각자 주판알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