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 회원 노후자금 관리 ‘행정공제회’ 새로운 수장 박준하…모바일 인프라 강화·빅데이터활용 조기경보 시스템·성과 보상 강화 중점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회원들이 행정공제회에 대한 신뢰를 지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자산 운용에 매진하겠습니다.” 행정공제회 새 수장에 오른 박준하 이사장(59)의 각오다. 박 이사장은 30년 공직생활 동안 인사, 기획, 전략, 경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이상섭 기자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회원들이 행정공제회에 대한 신뢰를 지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자산 운용에 매진하겠습니다.” 행정공제회 새 수장에 오른 박준하 이사장(59)의 각오다. 박 이사장은 30년 공직생활 동안 인사, 기획, 전략, 경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이상섭 기자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회원들이 행정공제회에 대한 신뢰를 지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자산 운용에 매진하겠습니다”

14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행정공제회 새 수장에 오른 박준하 이사장(59)의 각오다. 30년 지방 행정에 종사한 그는 회원들이 퇴직 후 삶에 대한 불안이 없어야 각자 맡은 바 소임에 매진할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박 이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행정공제회의 지급준비율이 85%까지 떨어지는 등의 굴곡도 지켜본 터라 코로나19라는 위기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신발끈부터 동여맸다.

▶자산운용 전략 새판 짠다=박 이사장은 “지난해 수익률 8.5%, 순이익 1800억원 등 역대 최대 성과를 바탕으로 올 초 비교적 우호적인 상황으로 출발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당초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흐름에 따라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는 저금리·저성장 고착화로 실물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이 확대되던 중 코로나19 사태까지 가세하는 겹악재를 만났다.

박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을 쉽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과거 유사 사례를 비춰 보면 점차 기세는 꺾일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로 4차 산업혁명 및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되는 등 사회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글로벌 경기 저성장 국면과 저금리 양상이 ‘뉴 노멀’로 자리 잡는 트렌드를 감안, 새로운 자산운용 전략을 세우는 것을 첫 경영 과제로 삼았다. 박 이사장은 “투자전략을 총괄 조정하고 컨트롤하는 전담 조직인 투자전략팀을 신설했다”며 “자산운용 전반에 관한 전략 관리와 대응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는 그 어떤 때보다 리스크 관리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에 기존 투자자산의 가치를 건실히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현재 해외투자 환헤지 방안에 대한 전문 컨설팅과 중장기 자산배분에 관한 신규 검토를 추진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도 회원들에게 내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반적인 회원 관리 및 복지 서비스 향상 등을 위한 경영 전략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행정공제회의 두 핵심축인 회원사업과 자산운용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행정공제회는 최근 오픈한 차세대 정보 시스템을 통해 자산운용, 리스크 관리, 회원서비스 업무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회원들이 쉽고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인프라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수익성·안정성 균형…글로벌 연기금 협력 강화=박 이사장은 “자산운용과 관련한 투자환경에서 가장 주목할 부문은 한국 기준금리 0.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0.25% 등 글로벌 저금리 상황”이라며 “시중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둬야하는 점이 투자의 핵심 고민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행정공제회가 운용하고 있는 14조3000억원의 자산은 회원 29만명의 소중한 노후자금”이라며 “자산운용에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소홀히 할 수 없고 균형을 맞춰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행정공제회는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확보하기 위해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확대하고 변동성이 높은 주식 비중은 축소해왔다. 대체투자는 투자 다변화는 물론 지역·섹터·전략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성을 향상했다.

그는 “증가하는 해외투자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우량 자산운용사와의 네트워크도 확대할 것”이라며 “글로벌 연기금과의 전략적 제휴 및 공동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덴마크연금펀드(PFA)와 조인트벤처(JV·합작사)를 설립하고 현재 공동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CalSTRS와는 최근 코로나19로 시장 내 유동성이 부족한 대출펀드, 부실화된 자산들이 점차 발생하는 상황을 투자 기회로 삼을 대출펀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통의 대출기관들이 안정화된 자산 위주로 신규 대출을 공급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기에 과거와 동일한 위험대비 높은 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새로운 투자처 발굴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우량 파트너들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글로벌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 등과 JV, SMA(별도일임계좌) 형태로 우량 투자 건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성과가 우수한 기존 펀드에 대해서는 빈티지(펀드 설정연도) 분산 및 지속적인 투자 기회 포착을 위한 리업(RE-UP)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견 수렴 시스템 만든다=박 이사장은 30년 공직생활 동안 인사, 기획, 전략, 경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그는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철저한 보상체계와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행정공제회 위상에 부합하는 조직개편을 검토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외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자산운용 의사결정 체제의 전문성과 합리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먼저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임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의견 수렴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그는 “부서 간 소통, 자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단순히 임직원의 의견 수렴만으론 안 된다”며 “의견이 다를 경우 찬반 의견을 각각 수렴해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구성원 간 소통 방법이 시스템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박 이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성과 지향적인 업무를 즐겁게 추진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 및 훈련도 확대할 것”이라며 “성과평가 제도도 보완·발전시켜 성과에 따른 보상이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