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경매금액 감소세 26.9%→13.5%

어버이날 등 앞두고 수요 회복세

편의점 꽃 판매 등에 소매점 근심 여전

[헤럴드경제=이혜미·김빛나 기자] “그전엔 (꽃) 10단 가져오면 7단은 버렸는데 오늘은 5단 정도만 버릴 것 같아요. 완전 회복세라고 하긴 어렵지만, 일단 사람들이 다니니깐 좋네요.”

지난 4일 찾은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꽃시장은 유동인구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2~3월에 비해 제법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이달 어버이 날(8일)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8일) 등 기념일을 앞두고 직접 꽃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직격탄을 맞았던 화훼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코로나19에 절벽으로 내몰렸던 소비심리가 다소나마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화훼 거래량·경매금액 회복세=이날 한 매장에서 2만원짜리 꽃다발을 주문한 오모(33)씨는 “보통 1년에 1~2번 정도 여자친구한테 꽃 선물을 하는데 날씨도 풀리고 기분전환할 겸 들렀다”고 말했다. 유모(37)씨는 “쇼핑 왔다가 어버이날도 다가오고 해서 어머니 드리려고 샀다”며 빨간색 카네이션 바구니를 들어보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사업센터에 따르면 코로나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2월 화훼 거래량(138만속)은 전년 동기 대비 19.6%, 거래금액(51억1000만원)은 26.9% 각각 줄었다. 경매금액 기준으로 3월엔 전년 대비 20.2%, 4월엔 13.5% 감소세를 보여, 코로나 확산세가 차츰 잦아들면서 시장도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꽃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꽃을 고르고 있다. [사진=김빛나 기자]
지난 4일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꽃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꽃을 고르고 있다. [사진=김빛나 기자]

A업체 이모 대표는 “최악일 때는 매출이 하루 20만~30만원일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200만원 정도 찍었다”며 “지난주부터 재고도 많이 줄었는데 5월이라 부모님 꽃 사드리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코로나 확진자도 줄어드는 추세라 그런 것 같다”고 했다.

25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B업체 대표 권모씨는 “조금 살만해졌다”며 “졸업식 시즌에 일거리가 없어서 주말 알바생 4명을 내보냈는데 5월 들어 다시 일할 사람을 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꽃값 내림세는 체감 어려워…품목별 차=다만 코로나 영향으로 화훼 가격이 저렴해진 부분은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소비자들은 입을 모았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이날 2만5000원짜리 꽃다발을 구입한 이모(27)씨는 “코로나 때문에 꽃값이 떨어진 줄 알았는데 카네이션 개당 4000원이라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훼 시세는 품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나 품종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카네이션은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 이상 늘면서 평균 단가가 절반 이하 수준(4368원)으로 떨어졌다. 프리지아도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750속 거래됐던 것이 올해는 3만3737속으로 세배 가량 늘어 평균단가가 1452원에서 1300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장식꽃에 많이 쓰이는 녹색잎의 유스가스(유스커스)는 거래량이 30% 이상 줄면서 평균단가가 지난해 1051원에서 올해 1070원으로 올랐다.

▶비수기 시작·판매처 다변화에 근심 커져=최근 소비 심리 회복세에 숨통은 트였지만 화훼업계 근심은 여전하다. 6월부터 다시 비수기에 접어드는데 한창 매출을 올려야 할 시기인 2~3월에 제대로 영업하지 못한 탓이다. 서울 당산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비수기에 다른 아르바이트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살일이 막막할 판”이라고 말했다.

초유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소매업계는 5월 성수기 준비에도 애를 먹었다. 앞서 졸업식과 화이트데이 등이 있었던 2~3월엔 매출이 90% 가까이 감소했었다. 그렇다고 5월에도 손놓고 있을 순 없다보니 재고 부담을 안고 물량을 준비해둔 상황이다. 정부가 최근 화훼 소비 촉진 차원에서 편의점 등에서도 꽃 판매를 하도록 판로를 넓히면서 이들 소매점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서울 구의동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이영석(38)씨는 “2~3월에 매출이 없다시피 하다보니 최근 매출이 회복됐어도 작년 이맘때 절반 수준도 안 된다”며 “최근 편의점이나 다이소에서도 꽃을 팔면서 경쟁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