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마저 ‘유동성 확보’에 혈안인 가운데 채권은행들은 매년 이맘때 진행하던 채무 대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하반기로 미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평가보단 지원에 집중한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채권은행들은 최근 신용위험평가 일정을 하반기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3일 은행의 기업평가 절차와 방법 규정해 둔 ‘채권은행의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 운영협약’도 개정했다. 경제·금융상황 등을 고려해 평가 일정 등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신용위험평가는 은행들이 대출 등 신용공여를 제공한 중소·대기업의 재무건전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운영협약은 채권은행들은 매년 4월 말까지 대기업(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7월 말까지 중소기업(신용공여액 500억 미만)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마쳐야 한다.
평가 결과 기업이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되면 신규여신 중지, 여신한도 변경 등 사후조치를 벌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 대기업, 중소기업 평가 일정이 겹칠 수 있어서 오는 6월 중 채권은행상설협의회 열고 구체적인 일정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연례행사인 신용위험평가를 미룬 건 코로나19의 영향이다. 당장 코로나19로 긴급대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은행들은 평가에 들일 인적·시간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도 이 대목에 공감했다.
채권은행들은 매년 2월 말 기준의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채무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업여신 확대는 3월부터 본격화됐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건전성 파악이 당장 시급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물론 완전히 손는 건 아니다. 일부 채권은행들은 자체 경보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인 리스크위험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했다. 은행이 내준 기업여신의 실시간 상황을 일종의 신호등처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