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3월 3800억 매수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이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에 대해 소비자경보 등급 최고 단계인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2012년 6월 도입된 소비자경보제는 주의, 경고, 위험 3단계로 나뉜다. 최고 단계인 위험 경보가 발령된 것은 제도 도입후 처음이다. 위험 경보가 내려진 주요 원인은 투자자들이 원유 가격 폭락을 확인한 후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지난 2월 대비 3월에 5배 넘게 폭발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통상 투자관련 경보를 발령하는 주체는 금감원 내 자본시장감독국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융소비자보호처에서 나왔다. 금소처는 금감원 내에서 유일하게 각 부문(은행·자본·보험)이 모두 포괄된 조직이다. 아울러 ‘예방’기능까지 갖는다.
이번 ‘경보’의 첫 대외활동이다. 다만 문제가 된 ‘레버리지 원유ETN’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개미’들의 집중투자가 이뤄졌단 점에서 ‘예방’인지 ‘대응’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다. ETN에 수천억 규모의 개인들 매수세가 몰려든 시점은 이미 지난달부터였다. 한국거래소는 하루 앞서 이미 ETN 거래 정지 가능성을 발표했었다.
금감원은 “관계기관,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면서 “금융상품 관련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 신속히 소비자 경보를 발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원유 ETN’ 상품을 1월 278억원, 2월 702억원, 3월 3800억원 순매수했다.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해야 하는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치 못하고 괴리율이 100% 가까이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TN 운용의 핵심은 괴리율 최소화인데, 증권사들이 유동성 공급에 실패하면서 괴리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LP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이론적으론 이 상품의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