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환자 늘면서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
의료계 “입국자의 격리 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 시설 확보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라는 카드를 꺼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자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입국자의 협조와 모니터링 인원과 격리시설 확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이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입국자들이 지정된 격리장소를 벗어나지 않고, 격리장소에서도 1인 1실 수준으로 생활하는 '격리수칙'을 준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가격리 대상자의 경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애플리케이션)'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밖으로 나갈 경우 제재하기 어렵다. 지금도 격리자 중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거나, 가족과 식사를 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국자를 격리하면 아무래도 지역사회 노출이 차단되므로 환자 발생이 줄어들 수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이런 수칙을 얼마나 잘 따르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앱으로 모니터링을 한다고 하지만 집 안에서 격리수칙을 안 지켜 가족이 감염되면 이들에 의한 지역사회 노출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자가격리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입국자에 대한 모니터링 인원도 보충이 필요하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는 지난 25∼26일 기준 하루 7000여명이다. 2주간 의무격리에 들어갔다가 해제될 때까지 자가격리 인원은 연일 누적되게 되는데 2주 뒤면 격리 대상자가 10만명에 가까워진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감독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입국자 전원을 격리조치 하기로 한 건 기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방역정책이지만 방역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건 부담"이라며 "입국자가 계속 몰리면 관리가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 거소지가 없는 외국인을 수용할 격리 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하루에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은 2000명 수준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내국인이 얼마나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키는지와 외국인의 격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격리시설 등을 마련할 시간을 벌기 위해 며칠이라도 외국인의 입국 금지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주간의 의무격리가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제한하는 조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익, 공익 목적의 예외적 사유를 제외한 여행 등 단기 체류 목적의 외국인은 무조건 14일간 격리되기 때문이다. 비용 역시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사실상 관광목적으로 오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에 가까운 조치"라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