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명률 이달 초 0.4%에서 최근 0.9%로 상승

“치명률 낮추려면 중증환자에 의료자원 집중해야”

병원 내 음압격리병상 모습. 명지병원 제공
병원 내 음압격리병상 모습. 명지병원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최근 며칠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가 추세가 한풀 꺾이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연일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치명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한정된 의료자원을 경증환자보다 중증환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8162명 중 사망자는 75명으로 치명률(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은 0.92%다.

성별로는 남성이 1.31%, 여성이 0.68%로 남성의 치명률이 2배 가까이 높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263명의 확진자 중 25명이 사망해 9.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70대가 5.33%, 60대가 1.38%, 40대가 0.38%로 연령이 높을수록 치명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치명률은 지난 1일 0.48%에서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일 0.52%로 0.5%대에 진입한 뒤 4일에는 0.6%대, 6일 0.7%대, 12일 0.8%대를 넘어섰다. 그리고 15일에는 0.9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치명률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병상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현재 중증 이상인 환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15일까지 산소치료 등을 받는 중증환자는 27명, 인공호흡기를 착용했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위중한 상태의 환자는 63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폐렴은 입원 후 평균 2주께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 약 보름 전이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국내 치명률이 올라가도 이탈리아, 중국의 치명률처럼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15일 기준 확진자 2만4747명 중 사망자 수는 1809명으로 치명률이 7.3%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치명률을 낮추려면 대구·경북 지역 입원대기 수요를 해소하고, 경증환자보다는 중증환자에게 의료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초반 닷새 정도는 상태가 괜찮다가 이후에는 하루가 다르게 증상이 나빠지는 특징이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엿새째 호흡부전이 나타났다가 다음날 기도삽관을 하고, 그 다음 날 사망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초반에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선별해 적절한 의료기관을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며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가 방어력을 갖출 때까지 버티도록 해야 한다. 의료자원을 중증환자에게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치명률을 관리하기 위해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모니터링하고, 중증환자는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내놨다.

단 전문가들은 이런 환자 분류체계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현재 병원에 있는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옮기고,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형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신경외과학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는 “중증환자를 치료하려면 의료 인력이 충분해야 한다”며 “감염병 환자는 간호사가 일대일로 돌봐야 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