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3개월 새 33% 빠져

예보 지분 매각에 걸림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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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금융주 주가도 낙폭을 키우자 정부는 난처한 처지가 됐다. 당초 금융당국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의 지분을 올해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매각하려 했다. 이 ‘완전 민영화’ 시간표는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주가 지난 13일 77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5.47% 떨어졌다. 정확히 1년 전 종가(1만4550원)와 견주면 반토막이 났다.

현재 예보가 가진 우리금융 지분은 17.25%다.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로드맵’을 내놨다. 오는 2022년까지 예보의 지분을 2~3회에 걸쳐서 시장에 매각하는 걸 골자로 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첫 번째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시 공자위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모멘텀을 이어갈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이후 그룹 내부의 지분 정리부터 벌였다. 우리금융이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갖게 된 지주사 지분(5.8%)은 대만 푸본금융그룹 등 투자자들에 매각했다. 당국이 로드맵에서 밝힌 다음 절차는 예보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이 빚어졌다. 우리금융 주식가격이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 금융당국이 민영화 로드맵을 내놓은 지난해 6월 말 우리금융 주가는 1만4000원 수준이었다. 이후 우리은행의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불거지며 내리막길을 걷다가 연말에는 1만2000원 안팎으로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 올 1분기엔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나타났다. 국내외 주가지수가 폭락하는 와중에 우리금융 주가는 1만원 선이 무너졌다. 예보 관계자도 “이런 상황까지는 예측을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하는 건 정부로서 대단한 부담이다. 누누히 밝혔던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민영화의 대원칙을 스스로 깨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국회도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우려했다. 지난해 10월 작성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2020년 금융위원회 소관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는 “DLF 불완전판매 관련 사태 이후 주가가 당초 교환가액보다 10% 이상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예보의 매각계획(2020년~2022년)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임”이라는 대목이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지금과 같은 시장상황에선 예정대로 매각에 나서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읽힌다. 지난해 내놓은 로드맵에는 ‘시장상황 등 매각 여건이 급변하면 공자위가 매각 시기나 방안을 재논의할 수 있다’는 단서가 들어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자위가 매각주관사들로부터 시장 여건을 보고받으면서 (매각 시기 변경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주가방어는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나라 안팎의 주식시장이 ‘약세장’에 접어들며 뾰족한 수가 마땅치 않다. 최근 손태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자사주 1만1782주를 사들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적극적으로 국내외 IR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