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적립률 100% 남짓
실적 위해 위험관리 소홀
건전성 악화시 감당 못해
자본조달 창구 더 좁아져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홍태화 기자] 올해 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 몇년 간 이익성장에 집중하느라 위험관리에 소홀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2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이 9조3000억원으로 통계 편제(2004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잔액은 882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6% 전월말 대비 0.12%p 하락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경기회복세가 꺾이며 연내 신규연체 발생액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내부 충격완충 장치를 두텁게 하고 있다. 대규모 대손비용 준비다. 경기 악화가 은행 충당금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효과(1년~1년6개월) 등을 감안할 때 당장 대손비용이 급증하지 않겠지만, 일단 보수적인 입장에서 충당금 규모를 늘리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 3년 평균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조4437억원이다. 적립률은 가장 높은 KB금융이 130% 정도다. 우리금융이 122%, 신한인 116% 수준이다. 하나는 94%로 100% 미만이다. 현재보다 자산 건전성이 더 악화될 경우 당장 감당이 안되는 규모다. 지금보다 부실자산이 크게 늘어날 상황에 대비해 충당감을 더 쌓을 필요가 크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올해 4대 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조6,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년 평균치보다 50.8% 늘어난 수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 신용등급 떨어지고, 그만큼 여신 나간 것들에 대해서 완충 작용을 위해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며 ”올해 2분기에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자본 확충은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자본을 조달해, 자기자본을 더 쌓고 건전성 지표 강화해왔지만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 3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수요조사에서 2700억원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채권 발행 수요조사에서 목표치를 밑도는 건 이례적이다. 하나은행은 추가 모집을 거쳐 3500억원 규모로 최종 발행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단은 자산건전성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위험 징후가 보이는 산업군별로 만기 연장과 저리의 신규대출 등 여신 지원을 병행 중이다. 개인 여신은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신용대출 위주로 부실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