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최대주주로 등극

자체 설립보다 시간 단축

VI금융이 인터넷은행 진출 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자체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빨라야 내년에나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 VI금융은 인터넷은행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주목하고 있는 곳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KT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케이뱅크 투자에 발목이 잡혀있다. VI금융은 자금 수혈이 절실한 케이뱅크에 투자해 인터넷은행 시장 진출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최소 3000억원이다. VI금융은 ‘내 손 안의 글로벌 금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자산운용, 금융투자, 사모펀드(PEF)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포부다. 지난해 3분기 말 자본금이 2300억원까지 감소한 케이뱅크에 단비 같은 자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VI금융이 케이뱅크에 최소 3000억원을 투자할 경우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다. 우리은행(13.79%), KT(10%), NH투자증권(10%) 등 케이뱅크 주주의 지분율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이들은 1000억원 미만의 투자를 통해 주주로 올라있다.

VI금융은 케이뱅크 투자로 신규 라이선스를 받는 등의 인터넷은행 설립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준비해온 신기술을 케이뱅크에 접목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문도 더 빠르게 두드릴 수 있다.

다만 외부 자금 유치에 대한 케이뱅크 주주들의 온도차다. 기존 주요 주주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에 모두의 찬성을 얻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후에도 외부 자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외부 투자를 받기로 결정한다 해도 VI금융에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VI금융의 케이뱅크 투자는 누가 봐도 양측에 윈윈이 될 만한 딜이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주주들이 외부 자금 유치라는 결단을 내릴지는 지켜봐야한다. 김성미 기자